>나의 엉성한 야생화그림과 그 11번째 이야기~
망초의 항변
-꽃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자연에 순응하기 때문이다.
이제 계절은 망초의 세상이 된 듯하다.
들녘과 길가는 물론, 도심 주택가에도 온통 하얀 망초가
만개하여 여름의 절정기임을 알리고 있다.
박물관 담벼락 틈에도 망초 하나가 꽃을 피웠다.
어쩌다 그 천박한 곳에 둥지를 틀었는지 보기만 해도 안쓰럽다.
그래도 모진 고통을 이겨내고 한 송이 꽃을 피워낸걸 보니
그 끈질긴 생명의 위대성 앞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망초는 이렇게 말한다.
누가 나 보고 개망초라 합니까?
망(亡)초라 한 것도 억울한데 거기다 더 개(犬)자를 붙이다니...
참으로 속상하고 억울합니다.
저는 그래도 이 뜨거운 띄약 볕에서도
좋은 땅이 아니더라도.....
오염된 척박한 개천가에도....
벽돌 틈사이라도.....
한줌의 흙만 있다면 모진 고통을
견디며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얼마나 위대합니까?
인간들 중 누가 나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습니까.
제가(망초)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것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개자를 붙여야 할 곳은 사람들 쪽인 듯싶습니다.
바로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성폭력에서부터 이웃 간에 칼싸움까지....
그 개만도 못한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창피할 정도입니다.
남을 속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종된 윤리도덕 대신 오로지 물질 만능주의만이 득세 할 뿐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치사하고 더티한 개만도 못한 사람들은
바로 청치권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민생현안은 돌볼 생각 안 하고 맨 날 상대 당을 헐뜯으며 정쟁만 일삼고 있습니다.
걸핏하면 종북 세력으로 매도하기도 하고, 심심하면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끄집어내어 하이에나처럼 물고 늘어집니다.
잘 사는 X들은 더 부를 늘리고, 가난한 자들은 더 궁핍해저 갑니다.
상생은 실종되고 오로지 자신들만 배불리면 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에게 개자를 붙여야 하지 않겠어요.
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나를 보고 개망초라고 합니까?
이렇게 망초의 항변 소리가 내 가슴을 울린다.
개망초 보다도 못한 인간들이 판을 치고 있는 망할 세상....
그래서 개 같은 세상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망초의 꽃말은 '화해'라고 한다는데 망초의 꽃말 대로
우리 모두 맺힌 갈등을 화해의 정신으로 풀어 간다면
정말 안 될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망초을 잡초라고 하지만 어린 순을 나물로 무쳐 먹으면
몸에 좋은 식물이라 하니 이제부터는 개망초 이름에서
개자를 떼어내 더럽고 치사한 인간들에게 주고,
망초(亡草)를 망초(望草)라 부르자.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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