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내가본國寶문화재

▶금동관음보살좌상. 유희좌, 그 깊고도 깊은 사유의 세계~

migiroo 2013. 10. 8. 00:21

 

 

 >2013.10.6


>내가 보고 느낀 국보급 문화재 시리즈(44)


 금동관음보살좌상

    유희좌, 그 깊고도 깊은 사유의 세계~

 

             -국립중앙박물관

 

 

           

 


                     ▲14세기 고려시대의 관음보살상으로 갸름한 얼굴에 화려한 장식으로 뒤덮인

                       신체 등에서 라마 불상 양식의 영향이 엿보이는 불상이다.
                                             높이 38.5cm. 국립중앙박물관소장

 

 

지난해 중앙박물관에 갔을 때 나는 이 ‘금동관음보살좌상’ 앞에서 자리를 뜨질 못했다, 정교한 보관에서부터 신체 전체에 드리운 화려한 영락장식과 휘감겨진 현란한 옷자락 때문이 아니라 바로 유희좌(遊戱坐) 자세 때문이다.


유희좌의 遊자는 ‘놀다’라는 의미의 한자어 이고, 戱자 역시 ‘놀다, 희롱하다’ 의 의미이니 이 세상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자세가 ‘유희좌’ 라로 해석할 수 있다.
부처님은 이런 자세를 취하고 앉아 깊은 사유(思惟)에 드셔있다.


왜 그럴까?

 

의문은 여기서부터 일어난다.

왜, 관음보살은 과도할 만큼 몸 전체에 치장을 하고 계실까?

그리고 왜 유희좌를 하고 앉아 계실까?


그래서 이 불상에서 느낀 나의 감정은 좀 엉뚱한 생각으로 비약한다.


바로 편안한 안락이 아닌 '인간의 고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몸 전체의 화려한 장식들과 보관은 불상의 미를 극대화한 장엄이라고 하기보다는 인간의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머리에 쓴 보관은 너무 무겁고, 몸에 치렁치렁 감은 영락들은 마치 몸을 옥죄고 있는 쇠사슬 같아 육신의 고통을 의미 하는 것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화려함, 아름다움은 인간이 끊임없이 집착하는 욕망의 대상이니 이를 인간의 고통으로 비유한 관세음보살의 장식적 의미 일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런 생각이 나의 오류일까, 비약일까.

 
그래서 유희좌의 관음보살은 당신의 화려한 장식의 몸짓에서 오히려 인간의 고통을 대신하면서 깊은 사유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 본다.


아무튼 이 같은 불상을 만든 장인이야 말로 바로 보살 자신이 어니였겠나. 싶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8,9세기 전(고려)에 이처럼 정교하고 섬세한 세공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놀랐고, 그것도 기계가 아닌 순전한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탄성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요즘 젊은 여인들이 갈망하는 날씬한 몸매에 가는 허리, 그리고 쭉 빠진 팔과 다리의 유연한 곡선 등 몸 전체에서 풍기는 기품이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위엄을 느끼게 할뿐더러 한편으로는 여성미의 관능적인 매력이 철철 넘쳐나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유희좌를 윤왕좌(輪王坐)라고도 부르는데 가부좌한 자세에서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오려 놓은 뒤 왼손으로 바닥을 집는 앉음새를 유희좌라고 한다. 이 유희좌 또는 윤왕좌는 원래 인도 신화에서 나오는 이상적인 제왕인 전륜성왕이 취하는 자세이다.

 

 

 

■  문수보살의 유희좌(인도유물)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되었던 것으로 12세기 인도 유물 '문수보살 비상' 부조 작품 속에서 문수보살은 한쪽 다리를 내린 유희좌(遊戱坐)의 자세로 사자위에 앉아 있고, 손으로는 설법인(說法印)을 취하고 있다. 왼팔을 끼고 올라간 연꽃 위에는 지혜를 상징하는 경전이 놓여 있으며, 양측에는 협시보살이, 위쪽에는 5명의 작은 부처가 조각되어 있다. 기단의 중심에는 코끼리 머리가, 측면에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신도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 >

 

 

■ 유희좌의 여러 형태의 불상들...

 

 

                           ▲불국사 석굴암 감실에 있는 유희좌 보살상

 

 

 

                                 ▲북경 광제사 유희좌 관음보살상

 

 

 

 

 

                         ▲경주남산 신선암마애보살반가상의 유희좌

 

 

 

■ 기타 유희좌(윤왕좌)를 취하고 있는 불화들...

 

 

 

 

 

 

 

 

 

 ■ 불상의 자세

 

불상은 자세에 따라 입상, 좌상, 와상(臥像)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좌상은 결가부좌, 반가부좌, 유희좌, 윤왕좌, 의좌, 교각좌 등으로 다시 분류된다.

 

①결가부좌(結跏趺坐)

 

 부처가 좌선할 때 취하는 편안한 자세. 금강좌(金剛坐), 선정좌(禪定坐), 여래좌(如來坐)라 고도 한다. 여래가 주로 취하는 자세로 길상좌(吉祥坐)와 항마좌(降摩坐)의 두 형식이 있는 데 전자는 부처가 보리수 밑에서 좌선할 때 취한 자세.

 

 ②반가부좌(半跏趺坐)

 

보살상이 많이 취하는 자세. 반가좌(半跏坐) 또는 보살좌(普薩坐)라고도 한다. 결가부좌에 서 한쪽의 다리를 푼 자세라는 뜻에서 나온 이름으로 결가부좌한 위쪽의 다리를 젋적다리 밑으로 넣고 오른쪽 또는 왼쪽의 한 발만을 다리 위에 얹은 것이다.

 

③유희좌(遊戱坐)

 

한쪽다리는 결가부좌하여 대좌 위에 얹고 다른 다리는 아래로 늘어뜨린 자세. 다리의 위치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누어지는데 오른쪽 다리를 내린 것은 우서상(右舒相)이라고 하는 반 면에 왼쪽 다리를 내린 경우는 좌서상(左舒相)이라고 한다.

 

④윤왕좌(輪王坐)

 

 한쪽 다리는 결가부좌하고 다른 한쪽 다리는 무릎을 세우고 편안하게 앉아 있는 자세. 전 륜성왕(轉輪聖王)의 좌법으로 왼손은 왼쪽 다리 뒤로 바닥을 짚고 기대어 있는데 반하여 오른손은 무릎 위에 걸치고 있기 때문에 불상의 상체가 약간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⑤의좌(倚坐)

 

일반적으로 두 다리를 늘어뜨리고 의자나 대좌에 걸터앉아 있는 자세. 이 명칭은 오래된 예가 없어 근대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설이 있다.

 

⑥교각좌(交脚坐)

 

 의좌(倚坐)에서 약간 변형된 것으로 양 다리를 교차시킨 자세. 인도에서는 천인(天人)과 속인(俗人)이 앉는 방법으로 그 기원이 오래되었으며 간다라 보살상에 그 예가 많이 남아있다.

 

⑦열반상(涅槃像)

 

부처가 열반할 때의 모습으로 두 다리를 가지런히 뻗고 옆으로 누운 자세의 불상. 와상(臥像)이라고도 한다. 이 자세는 석가모니불만이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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