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산촌 편지~

♪산촌편지(9)-바람이 붑니다.

migiroo 2014. 12. 1. 16:17

>2014.12.1


♪ 바람이 붑니다.


12월의 시작.
비는 그쳤는데....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 대고 있습니다.
산이, 숲들이, 산촌마을이 거친 바람에 속수무책입니다.
오후가 되자 눈까지 내립니다.
하얀 눈발이 바람에 흩날려 허공을 난무합니다.

 

 

 


산이 우는소리를 들어 본적이 있나요?
숲이 요동치는 소리를 본적이 있나요?
나는 지금 처음으로 그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폭풍도 아닌데.....
산촌의 바람은 그야말로 사납습니다.

 
두렵습니다.


산이 두렵고, 웡웡~ 울부짖는 숲도 두렵습니다.
추위가 두렵고, 매서운 바람도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런 자연의 경이로운 두려움 보다는  
더 두려운 것은 지독한 그리움입니다.


당신이 그립고,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그립습니다.
휘황찬란한 밤거리 불빛이 그립고....
빼곡히 밀려오는 자동차들의 경적 소리도 그립습니다.


술 취해 휘청거리는 뒷골목 취객의 모습도 그립고,
흐트러진 밤거리 여인의 위험스러운 유혹도 그립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외로움이나 그리움이
나를 고통스럽게 할지라도
나는 이 산촌을 사랑하며 살 겁니다.
당신을 사랑하듯이....

 
산을 사랑하고, 숲을 사랑하고....
바람을 사랑하고...
흙을 사랑하고....
매서운 추위마저 사랑할 겁니다.


바람부는 산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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