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iro Gallery/숲,꽃 이야기~

장미, 그 아름다움 후의 허무함~

migiroo 2016. 6. 19. 11:01

>2016.6.19.


장미, 그 아름다움 후의 허무함



지난달에 울산대공원에서 장미축제가 열렸습니다.
조수미님의 축제 공연이 있다기에 가 보려다
장미보다 사람이 더 많다기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장미 축제가 지금 산촌 우리 집에서도 열리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집 축제는 보러오는 사람이 없는 셀프 축제입니다.
수년전 이사 올 때 묘목을 사다 심은 넝쿨장미가 왕성하게 번식하여
온 담장을 점령하더니 온통 빨간 장미꽃으로 뒤덮어버렸습니다.





전문가들이 키우고 돌보는 개량종 장미도 아름답지만
시골집 야생 넝쿨장미도 아름답습니다.
꽃의 여왕 장미의 아름다움을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그러나 여왕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십여 일 피어있던 장미꽃이 서서히 낙화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작은 바람 앞에서도 붉은 꽃잎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장미나무 아래에는 각혈을 한 것처럼 붉은 선혈이 낭자합니다.
꽃의 존재 그리고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얼마나
허무하고 허망한 일인지 깨닫게 해 주는 듯 합니다.
어떤 장미는 자신의 본래 아름다운 모습을 더 지속하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시든 꽃잎을 차마 낙화하지 못하고 붙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아름다움(美)이 아니라 추함(醜)입니다.
시든 장미꽃이 얼마나 추한 모습인지 장미 자신은 모르는 듯 합니다.





아름다움은 오랫동안 지속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반짝 한 순간 아름다웠을 뿐입니다.
사람 또한 이와 같습니다.


존재의 허무함.....
아름다움 후의 허망함....


오늘 시들어 낙화하고 있는 장미를 보고
이런 것들을 깨닫습니다.
그래도 장미는 내년에도 꽃을 피울 것입니다.
한 순간 아름다움 일지라도
꽃을 피우는 것은 바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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