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차마 고도로 떠나는 여인(김창환)
>2017.7.18
책) 차마 고도로 떠나는 여인
-김창환(2017.1월, 책과 나무)
<차마고도로 떠나는 여인>, 제목만 보고 책을 샀다.
나로서는 미지의 길이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차마고도.....
오로지 책으로만 알게 된 차마고도를 내 생애에 가 볼 수 있을까.
이제는 노구의 몸으로 어찌 해발 4,000m, 거리 5,000km나 되는
멀고도 험하다는 그 차마고도 여행을 할 수 있겠는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저자는 남자로 짐작되는데 책 속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자이다.
내 독서 취향은 산문집이나 여행문, 기행문 같은 것이다.
그래서 차마고도에 대한 여행문인 줄 알고 이 책을 샀는데....
삼분의 일쯤 읽었는데도 차마고도 이야기는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엉뚱하게도 국내 이곳저곳 문화유적지 답사 이야기만 나온다.
세종대왕, 금성대군,개심사, 해미읍성, 수덕사, 나혜석, 김일엽....
무학대사, 강진의 다산초당, 초의선사, 백련사....등등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주인공의 생각, 남성 우월주의에서
여성으로서의 비애와 갈등의식 같은 이야기....
책 중반부를 넘어서자 이야기는 여자(주인공)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삶에 대한, 사랑에 대한, 결혼생활에 대한 평탄치 못한 갈등과 증오 같은
이야기로 페이지가 이어 갔다.
그리고 비로소 차마고도 이야기가 간간히 나왔다.
그것도 차마고도에 다녀온 체험적 이야기가 아니고 앞으로 가보고 싶다는
그녀의 열망이 담긴 이야기였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의 꿈이라기 보단 자신의
불행한 현실을 벗어나고자하는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되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 그래서 차마고도로 떠나고 싶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비로소 들게 했다.
책의 중반부를 넘겼는데도 솔직히 혼란스러웠다.
여행산문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내려 갈수록 책속으로 나 자신이 빨려 들어갔다.
주인공은 여자인데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자꾸만 증폭되어 갔다.
그러나 도대체 차마고도는 언제 간다는 거야!
참다못해 책 맨 끝부분으로 월담하여 읽어 본다.
목차 제목 ‘차마고도로 떠나 여인’.......
그러나 여기에도 차마고도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책 마지막 페이지에 가서야 비로소 주인공이 차마고도로
떠나기 위하여 공항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니깐 이 책은 차마고도 이야기가 아니고
왜 차마고도로 떠나야 하는 것인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아닌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왜 차마고도 이야기가 아닌 책의 제목을
차마고도 이야기인양 제목을 달았을까?
........????
오늘도 7월의 폭염이 그야말로 작렬하고 있다.
경기, 충청을 비롯한 중부지방엔 집중 호우로 난리들인데 내가 사는
울산을 비롯한 영남지방에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중이다.
사람도 대지도 목이 타고 있다.
너무 덥고 건조하여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날......
목이 말라 타 들어가는 나의 작은 텃밭을 차마 볼 수가 없다.
나는 지금 나무 그늘에 앉아 차마고도 이야기가 아닌
차마고도로 떠나려는 갸날픈 한 여인의 이야기를 ’을 읽고 있다.
주인공이 자꾸만 궁금해진다.
언제쯤 그녀는 ‘차마도고’를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인지....
하늘에 조금씩 구름이 많아지고 있다.
비가 내리려나, 잔뜩 기대해 본다.
>미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