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8
책, 김효선의 ‘산티아고 가는 길~’
오늘 나는 '산티아고 가는 길' 그 800km 대장정의 여정을
카미노의 여인, 길의 여인 ‘김효선’의 책 속 길을 따라 걷는다.
김효선은 여행가 이자 작가 이다.
50대 여인의 몸으로 어찌 그 많은 길을 걷는지....
그녀는 낮선 길(道)을 걸으며 깨달음을 얻었음이 분명하다.
▲산티아고 가는 길 순례길
이제는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없는.....
길이 없는 내 인생의 황혼 역(驛)....
나는 아직도 깨달음은커녕.....
무명(無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안(老眼), 점점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 나는 돋보기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은 나의 지적 의식을 일깨워 주는 청량제이자 스승이다.
나의 독서 취향은 소설이나 시 쪽 보다는 수필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여행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이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실제로 해외여행 횟수는 손꼽을 정도이지만
남들이 쓴 여행기나 에세이를 통해 지구촌 많은 곳을 알게 됐다.
서점에 가면 이 책 저책 뒤적이며 내용도 흠처 보다가
그중 마음에 든 글이 있으면 사곤 한다.
좋은 글은 유명작가에게서만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무명작가, 아마추어 작가의 글에서도 참 좋은 글을 볼 수 있다.
좋은 책, 나쁜 책은 없다. 책은 다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방에 가면 어떤 책은 전체를 비닐로 밀봉한 것이 있다.
내용을 열어 볼 수 없으니 궁금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오늘 큰 맘 먹고 산 책이 바로 단단히 밀봉된 여행에세이이다.
김효선의 ‘산티아고 가는 길’책값이 3만원이나 하는 거금(?)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밀봉을 뜯어 책을 열어보는 순간 아차, 잘 못 샀구나, 싶었다.
책을 열어보니 글은 별로 없고 사진만 가득 수록된 사진첩이었기 때문이다.
밀봉을 뜯었으니 반품할 수도 없고....
▲김효선의 책, 산티아고 가는 길 사진들....
산티아고 가늘 길, 사진들만 들여다 볼 수밖에.....
여행지의 사진만 보고서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느끼는 체감과 감정이 잘 와 닿지 않는다.
작가의 감성과 감정이 실린 글이 있어야 가보지 않고서도
여행지의 역사와 흔적들을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의 사진을 직접 찍은 작가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감정이 실린 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여행에세이인 것이다.
다시는 밀봉 포장된 책은 사지 않기로 했다.
'카미노의 여인’‘여행의 휴먼테크’‘자유로운 여행자’김효선...
그녀가 쓴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를 비롯한
몇 권의 여행에세이를 재미있게 읽고 나는 그녀의 애독자가 됐는데....
이번 책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요즘 신간들을 보면 글 보다는 사진이 너무 많다.
그리고 불필요한 여백도 너무 많고 줄 간격도 넓다.
그런 책을 보면 페이지 수만 늘리려는 속셈(?)이 엿 보인다.
겉표지가 화려한 책, 사진이 글 보다 과다하게 수록된 책....
이런 책들은 내용이 빈약하다.
모두가 책 내용 보다는 사진 같은 시각적인 것을
더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길을 걷는 김효선을 좋아 한다.
걷기 여왕, 한비아도 좋고, 김남희도 좋아한다.
그런데 이 여자들은 왜 죽자 사자 걷는 걸까.
허구헌날 외국에 나가 길을 걷는 이분들.....
필시 많은(?) 여행 경비가 들어 갈텐데 어데서 돈이 나오는 걸까?
이분들 모두 여행 작가 들이다. 직업 작가는 아닐테지만....
이분들이 쓴 걷기 여행기는 모두 유며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추기
김효선의 '산티아고 가는 길' 이 책이 글은 별로 없고 사진들만 가득한
사진첩였다고 불평했는데.... 막상 책을 읽어 보니 그게 아니였다.
사진 아래에 짧게 코멘트를 단 글을 보고, 그리고 아주 잘 찍은
사진을 보고 책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잘 못 되었음을 알았다.
극히 짧은 사진 밑의 코멘트는 여행기의 엑기스였고,
사진은 순레길과 그리고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걸으며 길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유서깊은 고적(古蹟)들도 볼만 했었고,
그 사진 한장 한장마다 수백 km의 순례길을 걷는 여행자의 고통이
고스란히 배여 있었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김효선 이분, 물론 글도 쓰지만 사진도 직접 찍었다.
사진 솜씨도 수준급이었지만 걸으면서 어떻게 이런 좋은 사진을
찍을 여유가 있었는지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 사진 속에
짙게 배여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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