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전국문화재 斷想 55

울산 울주군 언양읍성에 서다.

태풍 송다호가 북상 중 서해상에서 그 위력을 잃고 주저앉아 버렸다. 비는 제법 내렸으나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지나 갔다. 그러나 무더위는 여전하다. 하늘은 잿빛 구름이 가득하지만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한 열기로 수온주가 영상 30도를 웃돌고 있다. 언양 읍성에 올라… 성곽 안쪽으로 조성된 농경지에 벼들이 바람에 일렁일렁 춤을 추고 있고 아직 철거 되지 않고 남은 낡은 민가들이 긴 세월의 시간을 머금고 웅크리고 앉아 있다. 민가에는 얼마나 사람들이 살았을까? 아마도 조선말기, 일제 강점기 어간에 지어진 집들이 아니었을까, 여겨진다. 읍성주변으로 나 있는 산책길을 따라 성곽을 둘러본다. 울퉁불퉁한 성곽의 크고 작은 석축의 돌들이 서로 엉켜 제각기 역할을 담당하면서 서로 단단이 맞물려 결박되어 있다. 자연석을 ..

고탑(古塔) 사색~

고탑古塔 사색 -석남사삼층석탑을 찾아서... 3월인데도 산사는 아직도 겨울 냉기가 조금 남아있다. 비구니 사찰 석남사 삼층석탑 앞에 섰다. 탑이 참으로 앙증맞고 아름답다. 각 기단과 상층부와의 체감비가 잘 조화되어 전체적인 체감비율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감을 준다. 삼층석탑이 거의 그렇듯이 이 탑 역시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비록 크기는 작아도 탑 앞에 서면 나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고 그리고 탑은 거대한 우주처럼 다가온다. 탑은 부처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구현한 석조물이다. 그래서 위대하고 거대한 종교적 존재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적 상징성에 앞서 물리적으로 보더라도 탑은 크고 거대한 존재이다. 탑이 조성된 지 어언 천년하고도 수백 년... 그동안 인간은 수도 없이 낳고 죽고, 모든 생물들도 멸..

팔공산, 인종의 태실 이야기~

>2014.2.5 팔공산, 인종의 태실 이야기~ -제위 기간 불과 9개월짜리 조선의 12대 왕~ -인종의 태실은 왜 그토록 화려하고 장엄하게 꾸몄는가? -조선 태실에 가한 일제의 만행 오랜만에 겨울 팔공산에 오른다. 산은 봄, 여름, 가을 산도 좋지만 겨울 산 또한 좋다. 겨울 산은 텅 빔이 좋고, 나목(裸木)으로 변한 숲들의 쓸쓸함과 고독이 좋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버린 무소유의 겨울 산..... 그 고독한 적요(寂寥)의 겨울 산에 들어가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속세의 스트레스를 푸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 은해사 일주문이 너무 크다. 일주문 기둥이 일주(一株) 아니고 줄지어 서 있는 열주문(列柱門)이다. 은해사는 왜 산문을 이렇게 크게 지었을까? 대찰로서의 권위 때문일까? 입장료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