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미를 보면서...
오늘은 11월 7일 입동(立冬),
이제부터 겨울의 시작이라지만 봄처럼 포근한 날씨입니다.
우리 집 담장에 넝쿨장미 한 송이가 피어 있습니다.
5월부터 여름 내내 찬란히 피어 있던 장미였는데....
이제 다 지고 딱 한 송이가 피어 마지막을 고하고 있습니다.
꽃의 여왕답게 기품이 있어 보이지만 왠지 고독하고
쓸쓸해 보임은 내 마음일까요?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슬픈 사연은 없어 보이지만....
담장 한 켠에 홀로피어 있는 장미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지막’이라는 말이 가슴으로 파고들어 옵니다.
이 세상에서 그 어느 말보다 가장 두렵고 고통스러운 말이
마지막이라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인생에서 마지막 순간들을 수없이 맞닥뜨리곤 합니다.
필연적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과 숙명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서 영원함이란 없는 듯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 사라져 멸(滅)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문득 마지막으로 피어 있는 장미 한 송이를 보면서
‘마지막’이라는 명제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꽃은 지었다 다시 피지만.....
인생은 결코 리플레이(replay) 없는
그야말로 ‘마지막’입니다.
>20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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