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9.
귀촌 후 산골생활과 겨울나기~
절기상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 지났다. 그런데 눈은커녕 하늘만 쨍쨍하다. 가을 내내 이어진 겨울가뭄이 심각하다. 계곡의 자연 수를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산촌의 심각한 물 부족 사태가 점점 다가온다. 어디 사람뿐이련 가, 대지 또한 바싹 말라가고 숲도 갈증에 목이 타고 바싹 마른 산은 조그마한 불씨에도 산불이 나지나 안을까 조마조마 하다.
오늘 산촌의 새벽 기온은 영하 6도를 가리킨다. 12월 겨울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따뜻한 겨울 날씨이긴 한데 이 또한 지구 온난화 영향인 듯 싶어 따뜻한 겨울 날씨가 반갑지만은 않다.
그래도 추워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거실의 벽난로에 장작불을 피운다. 도심서 살다가 귀촌하는 사람들은 산촌에서의 겨울나기가 참으로 어렵고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도시 가스가 안 들어오기 때문에 난방으로 전기나 석유를 사용해야 되는데 비싼 전기와 석유를 펑펑 쓸 수도 없는 형편이다 보니 산에서 나무를 해다 난방을 하는데 이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더욱이나 칠십 노구로 산에서 나무를 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통 나무를 전문업체에서 구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비용이 만만치가 않고 무엇보다도 사온 나무를 자르고 빠개서 사용해야 되는 일련의 과정이 보통 고역이 아니다.
일 년 내내 시원하고 따뜻한 아파트 생활에 비하면 농가마을이나 산촌의 겨울나기는 참으로 어렵다. 겨울철 산촌 생활은 농사일도 없으니 하루 종일 방구석에서 생활하다보니 무료하고 건강상에도 좋지도 않지만 그러나 꽃피는 봄부터는 공기 많고 자연환경이 너무 좋아 겨우내 고생하던 산촌생활의 어려움을 자연은 다 보상해 준다. 그러니 겨울을 잘 극복하고 곧 올 봄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스럽고 어려운 때는 산촌생활 이야말로 코로나 청정지역이나 다름없다. 물론 마스크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외부인이 들어온다던가. 외부로 나갈 때는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 12월 초, 겨울의 시작일 뿐이다. 옛날에는 한 겨울 기온이 영하20도를 넘나 들었었다. 지구 온난화 이후 산촌에도 한 겨울 온도가 영하 10도를 넘지 않는다. 산촌의 겨울나기가 고역이다 생각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추위와 노는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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