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산촌의 아침

세월호....

migiroo 2014. 10. 23. 21:32

 
▶2014.4.16


세월호....


소호의 아침이다.
어제 종일 텃밭 매기에 무리한 탓일까....
늦은 아침 눈을 뜬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TV를 켠다.


그런데 바람도 안 부는데 진도 앞 바다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거대한 여객선 한척이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했다.
여객선 선실에는 제주도 수학여행 길에 오른 수백 명의 고등학생들과
일반 승객들이 갇혀 있다고 전하면서 여 아나운서가 발을 동동 구른다.


선장은 승객들에게 무조건 ‘선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라....’ 말하곤
선박 직원들과 침몰하는 배를 탈출했다.
달려온 해양경찰정은 물 차오르는 선실에서 애타게 구조를 외치던
학생들의 울부짖음은 외면하고 선장과 선원들만 전부 구조하고
침몰하는 여객선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세월호 대참사....


진도 앞바다도 용솟을 쳤지만....
온 나라가 용솟음 쳐 댔다.
그리고 잠시 뒤 전 세계가 경악했다.
대한민국의 품격이 곤두박질했고,
무능한 정부의 치부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청장도, 장관도, 국무총리도, 대통령도....
아무도 그들을 구조하지 못했다.
아니 못한 것이 아니라
구조 하지 않았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그리고 또 다른 여객선 ‘대한민국호’가 침몰 됐다.


오늘 소호의 아침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그리고 해가 중천에 뜨자 세월호는 온 국민이 바라보고 있는
자리에서 304명 귀중한 목숨과 함께 깊고 찬 물속으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허망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늦은 저녁 소호를 나왔다.


고1, 외손녀에게 전화를 했다.

“해지야, 너 수학여행 가지마....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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