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산촌의 아침

벽난로를 놓다.

migiroo 2014. 10. 24. 21:41

 >2014.10.17

 
벽난로를 놓다.


가을이 점점 깊어 간다.
소호(고헌산, 백운산)의 단풍은 설악산 단풍과 버금 간다하는데....
이사 와서 처음 맞는 단풍이지만....
아름다운 단풍보다는 그 뒤에 따라오는 겨울추위가 더 걱정이다.

 
산촌의 생활은 극과 극이다.
누가 말하기를 ‘하절기는 천당, 동절기는 지옥이다.’ 라고 했다.
해발 500m, 이곳 소호의 추위는 늦가을부터 시작되어
겨울에 절정을 이루다가 이듬해 이른 봄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큰 맘 먹고 통장을 톡톡 털어 고가(高價)의 벽난로를 들였다.
기름보일러와 석유난로 또는 전열기를 쓰면 큰 불편 없이 간편하게
난방을 할 수 있어 한 겨울을 무난히 지낼 수 있겠지만…….
비싼 석유 값과 전기료를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어찌하랴…….
비록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전기나 기름보다는 훨씬 싼
나무연료를 택하여 화목 난로 겸 보일러를 설치한 것이다.

 

 


그런데 이 또한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우선 나무를 사던가, 아니면 산에 들어가 나무를 해 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무 값도 만만치가 않다.
시골이나 전원주택 등에서 너도 나도 비싼 기름 값 때문에 화목보일러나
난로를 사용하기 시작하자 덩달아 땔감 나무 값이 껑충껑충 뛰어
석유 값의 60%정도로 따라붙었다니 이 또한 기름 난방 시스템 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볼 수가 없게 됐다.
거기다가 나무를 비 안 맞게 저장해야지....
그리고 나무를 도끼나 톱으로 빻게거나 잘라야 하는 힘든 노동력이 요구되고,
산에 들어가 나무를 해 올 시는 투입 되는 시간과 노동력이 그야말로
늙은 몸을 녹초로 만들곤 한다.


그러나 겁 낼 것 없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난로나 보일러 없었어도
그 모진 엄동설한 추위를 잘 견뎌 내고
우리를 길렀지 않은가.


춥긴 하겠지만.....
산촌 소호의 하얀 겨울 설산도 아름다울 것이다.
겨울을 이겨내자.
당당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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