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 고분 산책

경주 노서동 고분군에서 산책하기~

migiroo 2021. 7. 7. 15:39

 

경주 고분산책-1

 
경주 노서동 고분군에서 산책하기~


 

7월, 지각 장마가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한 나절부터 내리는 비가 밤새 쉬지 않고 내리더니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짱~
수온주가 32도로 치솟았다.


비 그친 후 경주에 왔다.
오랜만에 노서동 고분군 산책길을 걷는다.
간밤 비를 흠뻑 맞은 초록색 고분의 봉분들이
내 어릴 적 보았던 어머니의 풍만하고 유연한
젖무덤처럼 따뜻하게 다가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천년고도 경주의 관광 침체는 아직도 온전히
회복되지 못한 듯하다.
고분을 찾는 사람들이 너무 한적해서다.

 


경주는 무덤(고분)들과 공존하고 있다.
고분들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주택 등 크고 작은
건물들과 같이 있고 골목길이 무덤 주변으로 나있다.
마치 과거 현대가 현재의 시간대에
공존하고 있는듯 하다.
경주의 고분들은 무덤에서 느끼는 으스스한 감정이
아닌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녹색의 푸른 잔디밭과 유연한 봉분의 곡선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고분 주위를 걸으면서 잠시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본다.

 


노서동, 노동동 고분은 대능원 영역에 있다.
그러나 대능원은 울타리와 입장료가 있지만
도로 건너 노서동, 노동동 고분은 울타리 없이
오픈되어있어 누구나 고분군 영역으로 들어가
산책을 할 수 있고 벤치에 앉아 고분을 바라보며
조용히 사색과 휴식을 취할 수가 있다.

연인들이 속삭이는 데이트 장소가 되기도 하고,
예비신랑, 신부들이 행복한 웨딩 촬영을 하기도 하고,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지나간 인생을 돌아보며
머지 않아 다가올 자신의 죽음에 대한 불안한
미래를 상상해 보기도 한다.
사진작가들은 고분과 숲을 주제로 사진작품을 만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도심 속 천년 고분을 보면서
그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빠져 들기도 한다.

 


작은 동산만한 무덤에는 누가 누워 있을까?
신라의 어느 왕일까? 아니면 귀족....?
그러나 무덤 주인은 정확히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왕의 무덤에 붙이는 능(陵)이 아닌
무덤 총(塚)자를 붙여 출토된 대표적 유물의
이름을 따 oo총(塚)으로 부른다.
노서동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은 찬란한 금관을 비롯한
수많은 국, 보물급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기에
왕이나 왕족 등 귀족들의 무덤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국보 제87호 금관총 금관 및 금제 관식

 


크고 작은 여러 고분들은 평지에 봉긋봉긋 솟아 있다.
무덤 사이로 나 있는 잔디밭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서
천년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사색의 나래를 편다.
그래서 고분산책은 역사문화 산책이자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영혼의 휴식처가 된다.

 


화창한 날 산책도 좋지만.....
달 밝은 밤, 안개가 자욱이 낀 날,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날,
이런 날들에 고분산책을 해 봄도 좋다.

 


*고분 이름은 다음과 같다.
노서동 고분
– 금관총,서봉총,서봉황대,호우총,쌍상총,마총,우총,은령총,

노동동 고분
– 봉황대, 금령총, 식리총, 옥포총

 


>20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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