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산촌 편지~

산촌 편지(15)-산촌에 산다는 거...

migiroo 2015. 3. 17. 00:49

>2015.3.16


산촌 편지(15)


산촌에 산다는 거...

 

봄기운이 완연한 날입니다.
봄이 되니 시간이 너무 바빠졌습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텃밭을 일궜습니다.
흙과의 노동은 몸을 힘들게 하지만 
마음은 즐겁고 행복 합니다.

 

 

 


빈터를 개간하여 밭을 만들었습니다.
흙속에 섞여 있는 돌멩이를 골라내고
흙을 고른다고 허리가 휘어졌습니다.

 

 

 


명품 운동화가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벌써 수년째 싣는 운동화인데 이 녀석도 산촌으로
따라와 흙과 놀더니 이제는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명품 추리닝의 신세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한 것이 어디 의류뿐이겠습니까.
도심에 살 땐 늘 깔끔했던 머리 스타일도 이제는
덥수룩해져 폼이 말이 아닙니다.  
면도도 하는 날 보다 하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고,
희고 보드라웠던 손도 거칠고 투박해 졌습니다.


이렇게 산촌에 와서 변한 것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외적인 변화보다는 심적인 변화입니다.
무엇보다도 도심에 살 때 늘 불안 초조했던 마음이
산촌에 와서부터는 편안해 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외롭고 고독하지요.
그러나 그런 외로움과 고도함조차도 즐겁습니다.
도심에서는 몸속에 이런저런 잔병치레가 많았었는데.....
신기하게도 산촌에 살고부터는 잔병들이 사라졌습니다.

 
산촌생활은 불편하고 어려운 점이 많지만 
내 자신이 자연의 일부분으로 산다는 것이
대견 스럽습니다.


>未知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