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13
하늘매발톱 이야기~
-돌연변이 하늘매발톱
울 집 화단에 하늘매발톱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5월이 되자 모두 앞 다퉈 보라색 꽃을 피웠습니다.
꽃은 화려했지만 그렇다고 뽐내지도 않았습니다.
꽃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겸손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꽃 색이 점차 보라색에서 하늘색으로 변하더니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을 향하여 무슨 말을 하려는 듯.....
바람에 계속 하늘거리며 손짓을 합니다.
‘하늘매발톱.....’
왜 이름에 ‘하늘’과 ‘매발톱’이 붙여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늘을 바라본다 하여 하늘이고, 날카로운 꽃 뿔 때문에 매라 한 것일까요?
그러나 아름다운 꽃 모양에 날카로운 매발톱을 연상하니 왠지 섬뜩해 집니다.
매발톱보다 더 예쁜 이름으로 바꿔 주고 싶어집니다.
‘돌연변이 매발톱....’
그런데 엊그제 울 집 매발톱 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라색과 하늘색 꽃들 사이에 빨간 꽃을 피운 매발톱이
‘나 요기 있지....’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빨간하늘매발톱‘ 너무 신기하고 정말 아름답습니다.
나중에 야생화 박사인 지인에 물으니 ‘변이종매발톱‘이라고 하네요.
즉, 돌연변이 하늘매발톱‘이랍니다.
매발톱은 주로 보라색 꽃을 피우는데 아주 가끔씩 보라색 이외에
빨강색 등 엉뚱한 색으로 변종된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변이 종은 보통 원예종 장미처럼 인위적 유전적 변이로 꽃모양과 색깔을
바꿔주는데 하늘매발톱은 신기하게도 제 스스로 변이를 한다고 하네요.
다시 말해서 하늘매발톱은 자신과 같은 종의 꽃가루보다 다른 종의 꽃가루를
더 좋아해 다양한 색으로 변이를 하는 신기한 꽃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라색 이외에 하양, 노랑, 빨강색 등의 변이된 꽃을 피운답니다.
오늘은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기상청 예보로는 전국적으로 순간적인 돌풍이 잦을 거라고 합니다.
이곳 산촌에도 바람이 심술첨지처럼 숲들을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이웃집 비닐하우는 통째로 바람에 뒤집어 졌습니다.
그런데 그 강풍에도 하늘매발톱은 끄떡없습니다.
온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바람 부는 대로 따라 움직입니다.
바람을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순종하는 하늘매발톱의 지혜입니다.
큰 나무들은 바람을 이기려 합니다.
그래서 강풍에 뿌리째 뽑혀 쓰러집니다.
사람들은 이런 하늘매발톱의 지혜를 배우지 못합니다.
강하면 무조건 이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뭐든지 지려하지 않고 이기려고만 합니다.
그러나 결국 끝에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이깁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도 그렇습니다.
국민들의 외침을 공권력으로 제압하고 강하게 억압하려 든다면
결국 그 정권은 실패하거나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빨갛게 변이 된 ‘하늘매발톱’너무 아름답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 꽃이 흔들려 찍을 수가 없네요.
아름다움은 그냥 보는 것이지 잡으면 안 된다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여인도 그렇지 않을까요.
*사진은 폰으로 찍은 것이라 선명치가 않습니다.
그리고 사진 중 일부는 인터넷에서 발취했습니다.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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