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30.
홍매의 해탈~
홍매는 왜 빨간 것일까?
고통 때문이란다.
한 겨울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고통....
그러나 어찌 홍매만이 겨울의 고통을 겪었겠는가.
겨울을 견뎌내지 않은 꽃은 이 세상에 없다.
꽃은 고통의 결실이다.
그래서 꽃이 아름다운 것이다.
사랑 또한 꽃과 같다.
고통이 수반 되지 않는 사랑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봄의 천사 홍매.......
그 이름만 기억해도 가슴이 설렌다.
그 고매한 자태에 숨이 막히고,
그 피 빛 같은 고통에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이런 우리 집 홍매가 죽었다.
수령 20년 쯤 되는 홍매였는데......
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지쳐 .
가지 하나를 꺾어 보니 뚝 부러진다.
다시 큰 가지를 잘라보니 말라 죽어 있다.
왜 죽었을까?
작년 봄에 마지막 꽃을 피우고 해탈의 길로 가버렸다.
고통이 너무 깊었던 것일까. 세상이 싫었던 것일까.
굵은 가지를 톱으로 잘라 보니 절단면이 핏빛처럼 붉다.
아아! 그래서 홍매였구나......
나는 비로소 홍매가 빨간 이유를 알았다.
얼마나 고통이 깊었으면 뼈 속 까지 빨갛게 탔을까.
아픔 마음으로 죽은 홍매를 케 본다.
잔뿌리가 보이지 않는다.
아, 그랬구나....
작년가을 마당 구석에 있던 것을 양지쪽으로 옮겼는데
그 때 뿌리에 심한 상처를 주어 죽은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어쩌랴.....
살기 싫어 스스로 죽은 것이 아니고....
나로 인해 죽었으니.....
나 죽어 홍매로 태어날까.
홍매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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