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iro Gallery/숲,꽃 이야기~

한 그루 배롱나무를 심으며....

migiroo 2017. 4. 6. 20:46

>2017.4.6

 

한 그루 배롱나무를 심으며....

 

봄비가 그야말로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온 천지가 봄꽃으로 화계(花界)가 됐는데

봄비는 왜 속절없이 내리고 있는지.......

 

가냘픈 빗줄기 마다 지나간 그리움이 배여 있고,

이슬 맺힌 풀잎엔 빗방울이 눈물인양 매달려 있다.

 

 

 

빗속에 오늘 한 그루의 배롱나무와 소사나무 한 그루를

이웃으로부터 얻어 마당 한 켠에 심는다.

나는 휘어져 굴곡이 있는 배롱나무가 마음에 드는데

오늘 심은 수종은 직선수종으로 위로만 크는 수종이다.

꽃은 어떨까, 모르겠다.

 

소사나무는 분재로 많이 사용하는 수종이지만 인위적으로

앉은뱅이 나무로 만드는 것이 안쓰러워 그냥 마당에 심는다.

아마도 2,30년 쯤 되면 아름드리 소사나무가 될 것이다.

 

나무를 심는 마음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1,2년의 기다림이 아닌 수 십 년의 기다림의 과정이다.

아마도 오늘 내가심은 나무가 성목이 되기 전에

나의 존재는 없어질지도 모르지만.....

오늘 즐거운 마음으로 나무를 심는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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