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12
낙화 단상
-벚꽃의 낙화를 보고....
봄바람에 벚꽃이 눈꽃송이 꽃비가 되어 낙화하고 있다.
어떤 무리는 숲 속에 떨어져 옹기종기 모여 떨고 있고,
어떤 무리는 길 위에 떨어져 사람 발길에 밟히고 있다.
또 어떤 무리는 하필 도로 위에 떨어져 자동차 바퀴에 깔리고,
어떤 무리는 물위에 떨어져 마지막 이별의 유영을 하고 있다.
찬란했던 영광은 잠시이고 죽음은 영원한가.....
꽃의 일생이 그런 것 같다.
아름다움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낙화는 말하고 있다.
이 세상 어떤 꽃의 시듦과 낙화가 슬프지 않은 것이 없지만....
벚꽃의 낙화는 어떤 이별보다 처연하고 고통스럽다.
벚꽃은 마치 꽃을 피우기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니고
장렬하게 떨어지기 위해 존재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흰 치마를 뒤집어쓰고 낙화한 백제의 삼천궁녀처럼
벚꽃의 낙화는 왜 아름답지 않고 애잔한 것일까.....
오랜만에 경주 보문에 갔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기 위함이다.
그러나 꽃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벚꽃은 이미 일제히 떨어져 낙화하고 이었다.
보문단지 작은 연못에도 벚꽃이 하얗게 내려 앉아 있다.
물위에 떠다니며 마지막 이별의 춤을 추는 냥.....
연못에 석양이 비치고 물위의 꽃잎은
저마다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아름다움은 무상한 것.....
존재 또한 무상한 것.....
삶과 죽음.....
그 또한 무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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