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정초부터 부산스럽게 여행할 짐을 꾸렸다. |
인도...
누구나 한번쯤 여행을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 물질의 풍요로움에 정신적인 공황을 느끼며
그곳에 가면 막연히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이 들게 하는 나라…….
박물관 수업시간에 인더스 문명을 강의하는 교수에게 인도를 보고난 뒤의 느낀 점을 물어본 적이 있다.
교수가 말하기를 작가들이 쓴 인도에 대한 글을 읽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 그 사람의 관점에서 인도를 생각하므로 오로지 자기만의 체험을 할 수 없다며 자신이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 느껴보길 원한다고 했다. 하여…….
그냥 백지상태에서 온전한 나만의 느낌에 충실하기로 했다.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 달…….
인도 여행 중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 것인가?
양처로서 자질이 없는 나에게 긴 여행을 허락해준 남편에게 그리고 한 달 동안 집안 살림을 도맡아준
대학생 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여행기를 쓴다.
1월1일 정초부터 부산스럽게 여행할 짐을 꾸렸다.
마음은 미지로 떠난다는 설렘에 한껏 부풀어 있었지만 가족들은 열악한 환경에 고생(?)하러 가는
나를 측은하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모든 여건이 좋지 않은 후진국에 무엇을 보러 떠나는지 아이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는 나를 찾으러 인도로 떠난단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의문이 든다.
자신을 찾으려면 꼭 인도로 가야하나?
밤 11시 경주를 출발하여 밤새 달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5시 30분이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아침 9시 드디어 싱가폴 항공기에 몸을 실으니 정말로 여행이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싱가폴을 거처 인도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12시간 여 만에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현지시간으로 밤 11시경이 되었다.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
한국과 인도와의 시간차는 3시간 30분 정도로 한국은 지금쯤 새벽 2시30분 정도가 될 것이다.
인도에 대한 첫인상은 너무 좋지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하여 첫발을 내딛으니 어찌나 매연이
심한지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한 달간의 순탄치 못한 여행을 예고하는 것 같아
내심 기분이 편치 않았다. 도대체 숨 쉴 수 조차 힘든 공기를 마시고 인도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거의 전방 10 미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매연은 마치 안개처럼 보이고 그 시야를 뚫고
우리는 숙소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내다본 시가지는 뿌연 가로등 사이로 간간이 사람들이 보이고 가로수들도 스모그에
싸여 형태가 아련하기만 하다. 이런 매연 속에서도 자라고 있는 나무가 신기해 보이고 델리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이 염려스러웠다.
우리의 숙소는 여행객들의 베이스 켐프격인 빠하르간지에 위치한 쉴톤호텔인데 시장 통을 한참
걸어 들어가야 있었다. 그곳의 거리풍경은 내가 생각했던 상상을 훨씬 초월하였다.
거리에는 짐승들의 배설물과 각종 쓰레기와 오물들이 널려 있었다. 그것들을 밟지 않으려고
땅만 처다 보고 걸어가느라 주위를 둘러볼 여유조차 생기지 않았다.
▲뉴델리 빠하르간지의 풍경
인도의 첫날은 이렇게 한밤중에 내려 어수선한 가운데 하루가 흘러갔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친구들과 면세점에서 사온
양주로 인도여행을 자축하는 건배를 드니 피곤한 와중에 잠이 몰려왔다.
샤워를 하려니 온수가 나오지도 않아서 대충 세수만 하고 꾀죄죄한 이불을 덮기가 싫어 가지고 온 침낭을 펴고 잠자리에
들었다.
호텔이 뭐가 이렇더냐?
온수도 안 나오다니...
하긴 여기는 인도니까...
>글 : 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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