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시내는 그야말로 카오스(혼돈)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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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잠결에 기차 안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 잠을 깼다.
인도인이 즐겨 마시는 짜이(우유에 홍차를 탄 인도 차)를 파는 사람의 소리였다.
인도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가 커피나 녹차를 마시 듯 짜이를 마신다음
일을 시작한다고 하였다.
▲델리 인디아게이트
그냥 참고 말았다. 뉴델리 역에 아침 7시경 하차를 하여 곧바로 델리시내 관광을 나섰다.
세수도 못하고 양치도 못하고 기차에서 내린 그대로 꾀죄죄한 모습으로 길을 걸었다.
배가 고파 아침을 해결하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길가의 한귀 퉁에 자리한 조그만 식당에서 "짜파티"를
굽는 모습이 보였다 .
우리가 매일 먹는 밥처럼 인도인들은 짜파티를 먹는데 밀가루를
반죽하여 동그랗게 밀은 후 화덕에 구워서 카레가 든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인 식사라 들었다.
우리는 그곳으로 가서 인도인들처럼 짜파티를 시켰다.
짜파티는 아무런 맛도 느낄 수 없는 아주 담백한 것인데 "커리"가
들어있는 소스에 찍어서 먹으니 강한 향냄새가 났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카레는 우리 입맛에 맞게 각종
매운맛이 난다.
아침 끼니를 해결하고 오토릭샤를 타러 큰길로 걸어 나갔다.
볼 것은 많고 시간은 오늘하루 뿐이니 마음이 바빠서 릭샤꾼에게 하루 종일 타는 것으로 흥정을 하였다.
깎고 깎아서 일인당 150루피에 낙찰을 보고 릭샤 두 대를 빌려 7명이 나누어 타고 유적지로 향했다.
델리 시내는 그야말로 카오스(혼돈) 그 자체였다. 자동차와 오토릭샤가 도로에서 뒤범벅이 되어 곡예를
하듯 달리니 릭샤에 앉은 나는 사고가 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코앞의 덩치 큰 자동차에서 뿜는
매연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레드포트, 이슬람사원인 자미 마스지드, 승전을 기념하며 세운 탑, 꿉뜨미나르, 대통령 궁, 하마윤 묘,
뉴델리 박물관 등등 종일 돌아다녔지만 간디 박물관과 바하이교 사원, 그 밖의 못 가본 곳이 너무 많았다.
볼 것이 많은 델리에 하루만 머무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자미마스지드는 시간이 지나 못 들어 간다하고 레드포트는 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너무나 진지하게 말하는 바람에 우리는 지례 겁을 먹고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델리 꿉뜨미나르 유적 앞에서~
나중에 숙소에 돌아와서 다른 일행에게 들으니 우리는 릭샤꾼에게 엄청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나름대로 가이드북을 보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능수능란한 사기꾼에게는 속수무책 이었다.
릭샤도 한 대당 150루피를 주면 될 것을 한 사람당 그렇게 주었으니 거의 1000루피 정도는
바가지를 쓴 샘이고 오픈되어 있는 장소도 릭샤꾼의 거짓말로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어리석게 고스란히 당한 우리들은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고 외국인을 그렇게 속이며
바가지를 씌우는 인도인에게 무척 화가 났다.
발길을 옮겼다. 찬드니 촉은 모든 상인들이 집결되어있는 큰 시장이고 품목도 아주 다양하다고
가이드북에 써있었다. 시장터는 얼마나 복잡한지 거의 혼이 빠질 지경이었다. 좁은 시장
통을 질주하는 오토릭샤들, 수많은 사람들, 그 외에 소, 돼지, 개들, 그들의 배설물과 온갖
쓰레기들이 난무하였다.
▲델리의 챤드니촉의 거리 풍경
천연 염료를 판다는 가게와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혼이 빠진 우리들은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와 코넷 플레이스의 중앙에 위치한 센트럴 파크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간판에는 엠버시 레스토랑이라 써있었다.
아픈 다리도 풀 갬 우리들은 그곳에 들어가서 샌드위치와 맥주를 시켰다. 좋은 추억의 여행을
위하여 맥주로 축배를 들며 더위와 갈증을 풀었다.
밤에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이 있다하여 물어물어 찾아갔다. 식당 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방명록이 낙서처럼 써있었고 우리나라 가요가 흘러나왔다. 우리는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정말 배추로 만든 찌개여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인도에서 배추를 구하여 김치를
담갔는지 궁금하여 주인에게 물으니 아주 큰 시장에 가면 배추를 구할 수가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음악을 들으니 어쩐지 인도에서 우리나라가 더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인도의 릭샤와 오토릭샤
식당 주인에게 우리가 릭샤꾼에게 당한 얘기를 하니 그보다 더 바가지를 쓴 사람도 있고 했다.
30루피 정도의 릭샤 값을 1500루피나 준 사람도 있었다고 하니 릭샤꾼들의 횡포가 너무 심하였다.
다음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절대 당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밤 10시경 다시 아즈메르행 침대기차를 탔다.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연이틀 밤기차를 타다니...
처음부터 너무 혹사 시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 나이에(?) 체력 테스트를 받아야 하다니....
>글 : 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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