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4.26(화)
春雨
봄비가 내린다.
뿌연 안개비~
詩라도 짓고 싶은 그런 가라앉은 날이다.
그러나 요즘 봄비는
더 이상 시를 짓고, 고전적 음악을 듣는
그런 낭만에 젖게 하는 봄비가 아니다.
황사 비...
산성 비...
그리고 방사능에 오염된 비이다.
그래서 밖에 나가는 것을 자제한다.
모두가 인간들의 욕망에 의한 결과물들이다.
무분별하게 지구의 자연환경을 훼손시키고,
오염시키는 인간들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산을 깎아 뭉개 길을 내고...
강물을 막아 물을 가두고...
농토와 갯벌을 매워 아파트를 짓고...
물고기를 양식하면서 바다 밑을 오염시키고...
건설 폐기물을 버려 강바닥을 더럽히고,
원전(原電)을 마구 지어 자자후손 대대로
모든 생명체의 DNA에 심각한 오류를 범하게 한다.
생태계를 교란 시켜 자연의 순환에 역행하고,
지구 오존층을 망가트려 엘니뇨현상을 초래케 하고,
인공위성을 마구 띄워 우주의 순환궤도를 문란케 한다.
특정 종교집단에서 부르짖고 있는 지구의 종말은
神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 문명에 살고 있는
인간들 스스로 지구의 종말을 불러 올 것이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못 박을 때
그분은 하늘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님, 저들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옵니다. 저들을 용서하소서!“
그렇다.
리는 지금 모두 예수를 못 박은 바리세인들인지도 모른다.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하고,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고...
문명만 의지하여 자연의 소리를 외면하는 인간들의 오만이야 말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는 죄를 알지 못하는 바리새인들과 같은 것이다.
일본대지진 중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이 바로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역행하며 사는 인간들의 오만에 대한 경종이 아닐까 생각한다.
봄비 맞으며 낭만 속에 묻혀 시 한수 짓는 여유조차 없다니 모두가 자연에
반하는 삶을 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세상이라면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딱 멈춘다.
인간은 자연을 극복한다든가 정복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순종하면서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야 한다.
인간이 모든 생명체의 우위에 사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동체로서 살아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완 되는 것처럼...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라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
그들도 우리와 똑 같은 생명체이고 지구에서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생명체를 죽이며 살고 있는가.
어족들을 죽이고, 가축들을 죽이고, 벌레를 죽이고,
식물을 죽이며 산다.
심지어는 같은 동족들을 이념이나 사상, 종교, 돈 때문에 죽인다.
오늘 봄비 오는 날 별 생각을 다해 본다.
봄비마저 맞을 수 없는 이 세상....
시도 없고 음악도 없다.
>우울한 날의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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