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지난 날의 글들~

♪ 기분 좋은 날~

migiroo 2011. 4. 29. 13:07

▶오래 전에 쓴 글들~(시리즈-1)


●기분 좋은 날~

 

                                 -글: 미지로

 

 

차가 네거리 신호대기에 걸려 잠시 멈춰 섰습니다.
옆 차선을 보니 아주 작은 경차가 서 있었습니다.

 

   


앙증맞게 예쁜 그 경차의 색깔은
봄처럼 화사한 연두색이었습니다.
운전자는 젊은 여자 분이었고
엷은 노란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 차의 뒷좌석에는 4,5살쯤 돼 보이는
조그마한 계집아이 한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나를 힐긋 바라보더니 씽끗 웃었습니다.
나도 씽끗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그 아이가 창문으로 머리를 쑥 내밀더니
나를 향하여 예쁜 혀를 낼름~ 낼름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나도 덩달아 혀를 낼름거리면서 양 볼에 손가락을 대고
‘용용 죽겠지’ 하는 흉내를 냈습니다.


아이는 나의 의외의 행동에 당황 했는지 머리를 차 안으로
재빨리 집어넣더니 앞좌석의 제 엄마에게
나를 보라고 이르는 것 같았습니다.


운전석의 그 화사한 여인이 아를 힐긋 처다 봤습니다.
아직도 나는 ‘용용 죽겠지’ 하며 혀를 낼름거리고 있었습니다.


여자 분이 이런 나를 보더니 쿡 웃으면서 자기도
한 손가락을 볼에 대고 ‘용용 죽겠지’ 하는 흉내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뒷 차가 빵빵~ 거렸습니다.
어느 사이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던 것이었습니다.
나도 그 여자 분도 당황하여 황망히 차를 출발 시켰습니다.


그 차는 내 차 앞서 갔습니다.
가는 방향이 같아 나는 한참을 그 차 뒤꽁무니를 따라 갔습니다.
그런데 옆 차들이 차선을 바꿔 끼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만 그 여인의 연두색 차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연초록 봄입니다.
우리 산하는 온통 연초록 옷으로 갈아입고 있습니다.
아마 그 작은 연초록 차는 봄 이였나 봅니다.


그렇게 내게 다가 온 봄....
그 꼬마와 그 여자 분의 낼름거리는 모습에서
나는 생동하는 봄을 느꼈고
삶의 즐거움을 가슴 가득히 채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주아주 ‘기분 좋은 날‘ 이었습니다.

 

 

  음악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 외 봄 노래 14종

 

>미지로(2004년 월간 모던포엠에 실린 글)

.

          

'※思索의 窓門 > 지난 날의 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화상   (0) 2012.07.20
終-1  (0) 201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