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思惟의 방

왜 사나?

migiroo 2009. 9. 20. 00:50

 

"왜 사나?" 

 

 

          

 

  

서울 지하철 복도에서 한 사람이 구걸을 하고 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언뜻 구별이 안 된다.
힘없이 축 쳐진 어께와 늘어진 머리카락으로 보면
어쩌면 가녀린 여인 일지도 모른다.


눈을 감았는지 떴는지...
무릎을 꿇고 머리를 깊숙이 숙이고 앉아 있다.
숙인 머리는 구걸의 조아림이 아니고
절망과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희망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포기한 처연한 모습이다.


비닐 소쿠리에는 백 원짜리 동전 몇 닢이 있을 뿐...
하루 종일 부동의 자세로 적선(積善)을 요구하지만
한 끼 밥값을 얻기란 묘연(渺然)할 뿐이다.
구걸하는 사람도, 지나가는 사람도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않는다.


얼마나 굶었을까?
얼마나 배가 곱을까?
아침밥은 먹었을까?
점심은 먹었을까? 

 

도대체 이 사람의 삶은 무엇일까?
왜 살까?
가난이 삶의 모든 것을 앗아 갔을까?
의문이 꼬리를 달고 이어진다.


상가 마다 넘쳐나는 물건들....
길가 마다 즐비한 식당들...
한 밤에 문을 닫는 호텔 뷔페 가면
남은 음식물 들이 통째로 잔반통에 버려진다.
먹을 것이 없어 굶는다니....
말도 안 된다.


내가 호의호식 배 터지도록 배불리 먹을 때
내 옆에는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는 못 보는 것일까,
안 보는 것일까.
 

 

 

차라리 죽지 왜 살지...?
나 같으면 저렇게 사느니 죽을 것이다.


(*위의 사진은 인터넷에서 주워 온 것임)


 

>글: 미지로(2008.5.2)


-_-

'※思索의 窓門 > 思惟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千年의 思維~ (미완의 석불)  (0) 2009.09.27
사살된 멧돼지를 보고 생각한다  (0) 2009.09.20
14.작은 행복, 큰 행복...  (0) 2009.09.18
13.작은 행복...  (0) 2009.09.18
12.장기기증등록증  (0) 2009.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