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8.30
■ 내가 보고 느낀 국보급 문화재 시리즈(40)
청자양각죽절문병, 그 자태에 반했네~
(靑磁陽刻竹節文甁-국보 제169호)
-삼성리움미술관 소장
갸날픈 허리, 풍만한 하체,
잘록 날씬한 긴 목,
앙증맞은 나팔꽃 주둥이(아가리),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린 유연하고도 부드러운 곡선,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자세,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경쾌한 듯 하면서도 기품 있는 품격,
농담(濃淡)의 짙음과 옅음에서 풍기는 은은함과 그윽함...
지극히 자연적이면서도 동양적인 고려의 비색청자(翡色靑磁)...
여기에 무엇을 담았을까?
독한 청주였을까, 맑디 맑은 청수 였을까?
술이래도 좋고 물이래도 좋다.
술이라면 그윽한 향기가 나는 신선주가 될 것이고,
물이라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감로수 일 것이다.
관세음보살님도 늘 정병을 들고 계셨는데 그 정병이 아닐까....
병을 기울여 그윽한 잔에 청수 한잔 부어 마신다면
속진으로 찌든 몸과 마음이 깨끗이 씻어 질듯 하다.
어느 귀부인을 찬미하는 수식어가 이 보다 더 하겠는가.
국보 169호 ‘고려청자양각죽절문병’에 대한 나의 찬사이다.
곧은 절개, 비어 있으면서도 꽉 참,
독야청청 사시사철 늘 푸른 강인한 기상,
대나무를 촘촘히 둘러 만든 청자 병....
금방 이라도 댓바람 소리가 들러올 것 같다.
자기의 종주국 중국에서 조차 혀를 내두르며 탄성을 내질렀다는
고려청자 중의 명품 청자로 손꼽히던 그 청자다.
높이 33.8㎝, 입지름 8.4㎝, 밑지름 13.5㎝. 나팔꽃 모양
아가리에 긴 목 언저리, 그리고 아랫부분은 푸짐하게 풍만하다.
위에서 아랫부분까지 부드럽고 유연하게 내려 온 곡선과 몸통
아랫부분의 풍만함이 지극히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고 있다.
청자 전체를 목에서 몸통 아랫부분까지 대나무를 양각하였고,
대나무 마디는 두 줄의 음각으로 표현하였다.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죽제병를 본떠 만든 병으로 모양새가
일품인 최상급의 비색청자로 평가받고 있다.
수난사
국보 고려청자 중에서도 최상급인 이 청자에 얽힌 기구한 사연이 전해 온다.
우리의 청자 대부분은 고려시대 것이던 조선시대 것이던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인들의 악랄한 수탈 야욕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이‘청자양각죽절문병’도 예외는 아니다.
1940년대 도자기 수집광인 일본인 이토마끼오(동양제사 사장)가 소장 하다가
일본 폐망 기에 어찌 어찌 한국의 사업가 김형민씨에게 넘어 갔고,
다시 1970년도에 남양유업 대표 홍두영씨로 주인이 바뀌었단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호암미술관)으로 주인이 바뀌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고 드디어 1974년도에 국보 169호로 지정 됐다 한다.
그나마 일본으로 건너가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인터넷 서빙 중에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국보 169호와 똑 같은 고려청자가 중국에서 됐다는 소식이다.
바로‘한국비봉컬렉션’이 최근 중국에서 발굴해낸 청자라는데
진본 국보 169호 보다는 아주 조금 크단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고 비봉컬렉션 측에서 불로그에 올린 사진만
여기에 옮긴다. 혹시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지 모르겠으나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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