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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에 대한 소회~

migiroo 2013. 10. 10. 13:55

>2013.10.9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에 대한 소회~

 

 

 

 

 

나온 지 10년도 넘은 책,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을 읽고 있다.
그리고 우리 옛 그림 속에 푹 빠져 들고 있다.
그냥 그림에 대한 단순한 설명문이 아니라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강의 식 글이라

현장감 있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내 자신이 교실이나 강당에 앉아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의 옛 전통 문화재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고분, 토기, 도자기, 고건축, 고미술 등의 다양한 문화재를 보고
배운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고 즐거운 일이다.
갈증이 나면 배낭매고 책 들고 유적지를 찾아 눈으로 마음으로
체험하거나 박물관에 가서 부족한 정보를 보충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독 옛 그림은 보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쉽지 않다.
박물관의 특별전시회 같은 때 가보지만 도무지 그림을 볼 줄 아는 지식과
안목이 부족하다보니 그림 감상은 고사하고 지루함 마저 느끼곤 한다.
그래서 그림 감상은 수박 겉핥기 식일 밖에 없고 금새 밖으로 나오고 만다.


정말 답답한 일이고 지식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기분이 들곤 했다.
이런저런 그림에 관한 책을 사 보긴 하지만 대부분 그 내용이 교과서적
설명이거나 작가의 주관적 감정을 옮겨 놓은 것들뿐이었다.

 
그런데 오주석의 책을 보면서 그런 답답함과 이해 부족에서 오는 갈증이
많이 해소 될 수 있었고, 옛 그림을 보는 안목도 조금은 열리게 됐다.
우선은 읽기에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옛 그림을 감상하는 요령을 터득 할 수 있었고
그림에 대한 지식정보를 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어 좋았다.


이제 이 책을 반쯤 읽었다.
그런데 그가 쓴 다른 책이 있는지 인터넷을 찾았다.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그림 속에 노닐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등등...


이 외에도 그림에 대한 그가 쓴 책이 여럿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2005년 이전에 쓴 책이라 시중 서점이나
인터넷 등에서는 품절된 책으로 나온다.
그만큼 그의 책이 인기리에 팔렸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런데 우연히 오주석씨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2005년 2월, 49세의 젊은 나이에 혈액암과 백혈병을 얻어 스스로
곡기를 끊고 생을 마쳤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이제야 알게 됐다.


우리 옛 그림을 학생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널리 이해 시켰던
젊은 사람이 너무도 일찍이 세상을 등졌다니....
나는 왜 8년이 지난 이제야 그의 죽음을 알았는지....
그것은 내 자신이 우리의 옛 그림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하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싶다. 


오주석. 생전에 그가 자주 사용했다는 어록을 새겨 본다.
 

"옛 그림은 "옛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사람의 마음으로 느낄 것."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知者 不如樂之者)"는 옛말을 인용하여,
"감상은 영혼의 떨림으로 느끼는 행위인 만큼 마음 비우기가 중요하다"


“이제는 문화와 예술을 말할 차례다. 문화, 그것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보람, 특히 지금 이 땅에 사는 이유, 그리고 우리가 우리인 까닭,
 바로 정체성의 문제다.“


다행이 늦긴 했지만 오주석의 책을 통하여
옛 그림에 대한 나의 무지와 안목이 조금씩 이나마
열리기 시작 했으니 기쁜 일이다.

 

오주석!

 

불치의 병에 걸려 이병원 저병원 돌아다니며

치사하게 살려고 발버둥 치지 않고 생명 다 할때 까지

미련없이 생을 마감한 그의 용기에 고개가 숙연해 진다.

고인의 늦은 명복을 빈다.

 


◆오주석(吳柱錫) 프로필

 

 

 

 

서울대 동양사학과, 동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
더 코리아헤럴드 문화부 기자,
호암미술관 및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간송미술관 연구 위원 및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겸임교수


단원 김홍도와 조선시대의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한 21세기의 미술사학자라
평가받은 그는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강연을 펼쳤으며, 한국 전통미술의 대중화에 앞장선 사람이다.
2005년 2월 49세의 나이에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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