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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도종환)

migiroo 2012. 9. 22. 23:33

 

 도종환 시인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나는 도종환 시인이 좋다.
가난, 좌절, 절망, 저항, 투옥....
삶의 진한 고통까지 감내한 진솔한 인간적인 시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는 유독 꽃에 대한 주제가 많다.
그래서 접시꽃은 아마도 도종환 자신을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학창시절 화가를 꿈꾸었으나 시인이 된 사람이다.
부드러우면서 굳고, 따뜻하면서도 열정적인....
불의에 저항하다 해직과 투옥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던 교육운동가....


그런데 이런 그가 갑자기 국회의원(민주통합당 비례대표)이 됐다.
뭐야, 시인이 그 냄새나는 정치판에 뛰어 들다니....
그도 별수 없이 권력을 탐하는 사람이었던가....
나는 이렇게 도종환 시인의 정치권 입성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를 몇 페이지 읽고는
생각을 바꿔 먹었다.


이런 시인들도 국회에 나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바로 비례대표제도의 가장 좋은 장점을 살린 케이스다.


권력과 금권과 추종적 시류에 기대여 있는 기존 국회의원들에 물듬 없이
그가 국회에 나가 할 일은 바로 바룸, 정의를 보여주는 일들이다.
정부와 기성 정치권에서 무관심한 분야를 찾아 내여 개선하는 일이다.
더러운(?) 정치판에 부드러움과 감성적 유연함을 심어주는 역할 같은 거...
그늘지고 소외계층 같은 약자를 대변하는 거....
숨어 있는 거....
노동자, 빈민을 위한 거...
그리고 위안부 같은 역사 문제,
우리 정부가 무관심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망자들의
유해를 찾아 귀국 시키는 문제...
시를 쓰는 것도 좋지만 이와 같이 그가 할 일은 많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 것처럼 그가 정치판에 들어가
꽃이 되어 젖을 것이지 향기가 되어 젖지 않을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시인 도종환은 알겠지만, 국회의원 도종환은 앞으로 기대해 보고자 한다.

 

>미지로

 

 

●책 소개 :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이 책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쳤던 날들, 교육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간 이야기, 《접시꽃 당신》으로 가족과 함께 상처받고 힘들었던 시절, 아파서 숲에 들어가 혼자 보내야 했던 시간들의 이야기까지, 한 편 한 편의 시를 통해 그의 인생을 담담하게 솔직하게 때론 절절하게 담고 있다. 자신의 삶 이야기가 들어 있는 시들을 골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고 시를 들려주는 이 책은, 시인의 오랜 지기인 판화가 이철수의 채색그림과 함께해 책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저자는 충북 보은의 황톳집에서 자신의 삶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되짚으면서, 자전적 이야기를 세세히 펼쳐낸다. 가난과 외로움과 좌절과 절망과 방황과 소외와 고난과 눈물과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한 문학, 그리고 그것들과 함께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으며 여기까지 온 삶의 이야기를, 그것으로 인해 시인이 되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그는 살아온 인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를 통해, 삶과 시가 하나라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를, 그의 문학을, 그의 삶을 기대해본다.

 

●저자 소개 :  도종환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두고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느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을 일치시키는 시인으로 불리고 있다.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충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주성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이른바 동인지 문단시대로 불리던 1980년대 초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마을에서」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7년 청산고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사의 길과 시인의 길을 함께 걸어오던 시인은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 해직되고 투옥되었으며, 1998년 해직 십 년 만에 덕산중학교로 복직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다 건강 사정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 두고 보은군 내북면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2006년 5월부터 2007년 4월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집배원'을 맡아 매주 시 한 편씩을 독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제 8회 신동엽 창작기금, 제 7회 민족예술상, 제 2회 KBS 바른 언어상, 2006년 올해의 예술상, 현대 충북 예술상, 거창평화인권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의 시에는 찢긴 역사 속의 이웃의 삶을 아프게 공감하며 민족적 양심을 찾아나가는 시인의 의지와 진정한 우리의 정서를 담고자 한다.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맑은 감수성을 보여주어 마음의 등불을 켜고 조용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으로 그의 시와 산문에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고 맑은 통찰의 눈이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자연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며, 진주가 아름다운 것, 모과가 향기로운 것은 그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고요히 어머니처럼 말하고 있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해인으로 가는 길』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모과』,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마음의 쉼표』 등이 있다. 교육에세이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이 있고, 어른을 위한 동화 『바다유리』가 있다.
<*yes24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