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iro Gallery/다육이 이야기~

그녀 ‘벨루스’ 이야기 그 후~

migiroo 2013. 10. 10. 22:43

 >2013.10.10


그녀 ‘벨루스’ 이야기 그 후~

 

 


                 ▲작년(2012.6)에 딱 한 송이 꽃을 피웠던 벨루스


그녀가 숨을 거두려 하고 있다.
작년에 별처럼 영롱한 한 송이 꽃을 피우더니
금년엔 고통스러운 병고에 서서히
생을 놓으려 하고 있다.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것일까?
수년 동안 병마와 싸우고 있는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고 괴로움이다.


 

 


다시 한 번 대 수술에 들어갔다.
이 세상에 그를 살릴 의사는 아무도 없다.
오로지 내가 의사일 뿐이다.
그녀의 옷(잎)을 완전히 벗겨 버리고 벌거숭이 몸뚱이(줄기)만 남긴 체
흙을 모두 털어 버리고 뿌리를 정리하여 맑은 물에 씻어 주었다.
그리고 사흘 동안을 그늘에 건조 시키는 어려운 수술이었다.
더 나아갈 수 없는 벼랑 끝 절망의 정점에서 한 가닥
소생의 희망을 간절히 기원하며 결행한 수술이었다.


 

 

 

그녀는 지금 병상에 누워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오헨리의 마지막 잎 새를 바라보듯
절망스러운 자신을 허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살 수 있을까, 죽을까.


그녀 '벨루스' 다육이 세 번째 이야기이다.
3년 전, 다육이를 처음 시작  하기 전부터 우리 집 화분대에 있었던 녀석,
지금은 아파트 베란다 가득히 다양한 종의 다육이 가족으로 살고 있다.

 
내가 다육이를 기르기 시작하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녀석 이다.
그런데 그 벨루스가 몹쓸 곰팡이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점점 쇠약 해 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해 봤지만
그녀의 고통을 멈추게 해 주지 못하고 있다.

 

               ▲금년(2013.여름) 여름 폭염에 죽은 다육이들...


금년 여름 유난히도 더웠던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많은 다육이들이 세상을 떴다.
시커멓게 죽은 다육이들을 그저 무덤덤하게 보냈던 반면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그녀 벨루스의 아픔은 견딜 수가 없었다.


 

 

 

 

사랑을 상실한 여인의 가슴 속은 고통 그 자체라고 했던가....
단단히 응고된 고통은 그녀의 가슴 속을 점점 파고 들어가고 있다.
줄기만 남기고 모든 잎을 떼버리는 대수술(?)후 한 달이 됐다.
그녀를 유심히 관찰해 보니.....
아~~~~ 이럴 수가...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줄기 끝 마다 좁쌀만 한 새 잎이 돋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희망 빛....
캄캄한 미로에서 한 가닥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빛은 너무나 미미하다.


 

 

 

살아라. 기필코 살아 다오.
그리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은
한 송이 영롱한 꽃을 피워다오.
벨루스여, 사랑하는 그대여!!!

 

♪배경음악 '사랑의테마' 피아노 연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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