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의 마애삼존불(1)
서악동 마애삼존여래입상과 율동 마애삼존여래입상
안압지출토 금동판 삼존불
삼존불이란?
삼존불이란 원래 과거불, 현재불, 미래불을 함께 모셔 이를 삼존불이라고도 하는데, 지금은 불전에서 본존불(本尊佛)과 좌우에서 시립하는 보처불보살(補處佛菩薩)을 합하여 부르는 명칭으로 총한다.
현세불인 석가 여래, 약사여래, 아미타여래 이렇게 3불을 모시는 경우에는 삼세불 이라고 한다
삼존불은 본존이 여래인 여래삼존상과 본존이 보살인 보살삼존상으로 크게 나누는데.
보통, 우리 나라의 사찰 전각 안에는 대부분 주불(主佛)이 좌우보처를 거느린 여래삼존불의 형태로 봉안되어 있다.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신 대웅전(大雄殿)에는 일반적으로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만행(萬行:수행)을 상징하는 보현보살(普賢菩薩)이 협시보살로서 봉안된다.
문수보살(文殊菩薩)은 끊임없이 지혜의 빛을 발현시키면서도 보현보살(普賢菩薩)의 자비로운 만행을 배우고자 힘쓰고, 보현보살은 만행을 실천하면서 문수보살의 지혜를 돌아보면서 그 지혜에 입각한 만행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양쪽 협시보살의 뚜렷한 장점을 하나로 완성한 분이 본존불로서 표현되는 것이다
또한 대적광전(大寂光殿)에는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을 중심으로 좌우에 노사나불(盧舍那佛)과 석가모니불을 봉안하게 된다. 이는 비로자나불을 법신(法身)으로 삼고 노사나불을 보신(報身), 석가모니불을 화신(化身)으로 삼는 삼신설(三身說)에 근거한 삼존불이다.
아미타삼존불-여주 신륵사
극락전(極樂殿)에는 보통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중심으로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 봉안되는 것이 통례이나. 대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이 협시로 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지장보살이 고통받는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권능을 가지고 있어서 지장신앙이 강해진 데 따른 변형이다.
약사전(藥師殿)에는 약사여래를 중심으로 일광(日光)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이 좌우협시로 봉안되고,
명부전(冥府殿)에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좌우협시로 봉안되며, 영산전(靈山殿)이나 응진전(應眞殿)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가섭과 아난 존자가 봉안된다.
이 밖에도 용화전(龍華殿)에는 미륵삼존불이, 관음전(觀音殿)에서는 관세음보살을 중심으로 남순동자(南詢童子)와 용왕(龍王)이 각각 보처를 대신하는 등 불교의 모든 불보살, 나아가서는 호법의 중심 신(神)들까지도 좌우 보처를 거느려서 삼존불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 때로는 불국사(佛國寺)의 대웅전과 같이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미륵보살(彌勒菩薩)과 갈라보살(竭羅菩薩)을 봉안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현재불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미래불인 미륵보살, 과거불인 정광여래(定光如來)의 보살 때의 명호인 갈라보살을 함께 취하여 삼세불(三世佛)로써 삼존불을 삼은 경우이다.
경주에는 바위에 새겨둔 마애삼존불이 여러 기가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야외라는 자연적 환경에 의해 풍화되고 부스러진 것이 많아 지금이라도 적절한 보호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떤 마애불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경주 서악동 마애삼존여래입상(慶州 西岳洞 磨崖三尊如來立像)-보물 제62호
마애삼존불의 정면 마애삼존불의 측면
서악동 마애삼존여래입상은 무열왕릉의 북쪽 선도산 정상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에 부조로 조각된 마애삼존불로서 아미타여래입상을 본존불로 하여, 왼쪽에 관음보살상을, 오른쪽에 대세지보살상을 조각한 아미타삼존불상(三尊佛像)이다.
이 마애삼존불은 일반적인 마애삼존불과 달리 조성기법이 조금은 특이한데, 본존인 미륵불은 돌출된 암벽에 부조로 조각되어 있고 좌우의 협시불은 각기 다른 돌로 조각하여 세운 둥글새김(환조)불이다. 굴불사지 사면 불상중 서쪽의 아미타삼존불입상과 비슷한 형태이다
본존불인 아미타여래불
서방 극락세계를 다스린다는 의미를 지닌 아미타여래입상은 높이가 6.85m나 되지만 부분부분 손상을 많이 입고 있다. 머리는 완전히 없어졌고 얼굴도 눈있는 부분까지 파손되었다. 그러나 남아있는 큼직한 코, 웃음띤 입술, 각이 진 얼굴의 윤곽선, 굵은 목 등의 표현은 부처의 자비와 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강건함을 느낄 수 있다.
두 손은 어깨 근처에 두고 시무외인과 여원인의 수인을 하고 있으며, 법의를 걸친 어깨선은 둥글지만 좁은 편이고. 웅장한 체구는 신체의 굴곡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아 원통형으로 보인다.
법의는 통견으로 가슴아래로 흘러내려 U자형을 이루면서 발목까지 이어진다,
발목 아래에는 부근에서 수습하여 가져다놓은 연화대좌가 놓여 있다
고부조로 새겨진 거대한 불신은 장엄하면서도 위엄함을 보여주는데 하체로 내려갈수록 편평해지면서 좁아진다
우협시불인 대세지보살 좌협시불인 관음보살
양 옆의 협시불은 독립된 환조상이기는 하지만 그 뒷면은 마치 암벽면에서 떼어낸듯 평평하고 측면의 너비가 좁아 전체적으로 볼때 본존불과 균형을 이루는데 이것을 미루어보면 마애불이라는 특수한 용도를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좌협시불인 관음보살
바라보아서 오른쪽의 좌협시물은 중생을 구제한다는 자비의 관음보살로서 높이는 4.6m이다
머리에 화불이 새겨진 삼산형의 보관을 쓰고 있다. 오른손은 가슴에 대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여 다섯손가락을 펼친 손모양이 특이하며 왼손은 정병을 잡고 있다
벗은 상체에는 가운데 큰 구슬을 중심으로 연주문대(蓮珠文帶 )로 연결된 목걸이를 하고 있으며 아래에 가슴을 가로지르는 띠가 드러나 있다. 양팔에서부터 흘러내린 U자형의 천자락은 선각으로 표현된 치마와 구별된다.
좌우협시불의 대좌
대좌는 무릎까지 끼일 수 있도록 파낸 독특한 모양으로 대좌의 옆면에는 옷주름을 새겨넣어 불신과 동일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대좌의 아래에는 복련의 연화문을 새겼다.
관음ㅈ보살상은 원래 대좌까지 4부분으로 분리되어 있던 것을 복원하였다
우협시불인 대세지보살
중생의 어리석음을 없애준다는 대세지보살은 높이가 4.55m로 5부분으로 연결되어 있다.
보관을 쓰지 않았으며 왼팔은 결실되었고 오른 손은 가슴에 두어 연봉오리를 잡고 있다. 그 외 목걸이나 가슴을 가로지른 굵은 띠. 무릎 위의 매듭 장식, 대좌의 형태 등 모든 면에서 관음보살과 비슷하나, 사각형의 얼굴에 눈을 바로 뜨고 있어서 약간 남성적인 모습을 풍기고 있다.
본존불의 조각선이 강건하다면 보살상은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신체의 굴곡도 잘 나타내 조각기법의 차이가 보인다.
이 삼존불은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 불상조각으로 이어지는 과도기(7세기에서 8세기로 넘어가는)의 중요한 작품으로, 이 불상이 새겨진 암벽면의 뒷쪽에는 '성모구기(聖母舊基)'라는 글자가 있으나 이 마애삼존불과 성모사(聖母詞)와의 관계는 분명하지 않다
경주 율동 마애삼존여래입상-보물 122호
경주 율동 마애삼존여래입상
율동 벽도산 중턱 성주사 윗편에 위치한 율동리 아미타삼존불입상은 서쪽을 보고있는 높이 약 3.5m, 너비 약 5m 의 바위면에 새겨져 있는 마애불로서 8세기 중엽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불상의 머리주위는 깊게, 발부분은 얕게 감실을 파서 광배는 감실의 윤곽선을 이용한 감실형 마애불에 속한다.
불상의 머리와 손은 고부조이고 하체로 내려올수록 점점 편평해지며 신체에 거의 선각화된 옷주름선이 흘러내리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서 얼굴과 손부분이 강조되고 불상이 바위면을 뚫고 지금 막 나오는듯한 시각적효과를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아미타여래불
높이가 3.32m인 본존 아미타여래상은 목과 어깨가 거의 붙어 있으나 목에는 삼도가 있으며 허리 등의 굴곡이 무시된 원통형에 가깝다.
얼굴은 신체에 비해 큰 편으로 비만한 얼굴은 거의 무표정이다.
오른손은 손등을 밖으로 한 채 아래로 내렸으며 왼손 역시 손든을 밖으로 한 채 가슴 앞으로 들어올려 엄지와 장지를 맞대고 있다.
통견의 법의를 걸쳤으며 가슴에는 군의를 묶는 띠의 매듭이 조각되어 있다. 상체의 옷주름은 허리부근에서 Y 자로 갈라져 무릎아래에서 V자로 마무리하고 있으며, 법의가 얇아 옷무늬도 비교적 선명하다
배모양의 주형거신광배( ) 안쪽에는 두 줄의 선으로 두광과 신광을 구별하였으며 두광 주변은 화염문으로 화려하게 장식을 하였다.
불신은 정면상이나 발은 발뒤꿈치를 모으고 발끝을 바깥쪽으로 하고 있는 측면상이며 대좌는 앙련과 복련을 맞대었는데 선각으로 간단하게 처리하였다
관세음보살
정병을 잡고 있는 관음보살입상은 본존불보다는 더 평면적인데 약간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자세가 특이하다. 광배는 윤곽선이 뚜렷하지 않으며 화염문 역시 희미하다
보관은 쓰지 않았으나 여성적인 둥근 얼굴에 온화한 표정이며 목에는 삼도가 있다. 상체는 나신인데 왼쪽 어깨에서 왼쪽 팔로 걸쳐진 천의와 오른쪽 팔을 감고 흘러내리는 천의 자락은 마치 투명한 옷이 신체에 밀착한듯한 느낌을 주나 주름살의 강약이 빈약해 힘이 빠져있다
대좌는 보이지 않는데 암벽의 균열로 인함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조성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있었다면 대세지보살의 연화문대좌와 같은 모양이 아닐까...
높이는 2.45m이다
대세지보살
양쪽의 협시불은 본존 쪽으로 약간 몸을 틀어 율동적 자세를 보여준다
관세음보살과 비슷한 대세지보살상은 오른손은 가슴에 비스듬히 두었으며 엄지와 장지를 맞대고 있는 왼손은 내려서 천의자락을 잡고 있는것 같다. 원형의 두광은 선각으로 단순하게 처리하였으며 대좌 역시 선각의 연화문을 새겼다. 높이는 2.22m이다
이 마애삼존입불상은 8세기 중엽에 완성된 신라조각의 이상형을 충실히 따른 육감적 사실주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삼존여래불이 조각되어 있는 바위의 윗면에 물이 떨어지는 구멍과 목조가구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목조의 전실(前室)을 축조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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