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
진리의 빛~
엊그제 경주박물관에 갔을 때 일어난 일이다.
미술관 옆 금강역사상이 조각된 석물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갑자기 비구니
스님 한 분이 지나가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움칫 멈춰 섰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도 놀랐고, 스님도 놀랐다.
그러나 이미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 상태, 순간적으로 카메라 LCD 화면에
스님의 모습이 금강역사상 옆으로 오버랩 되어 찍혀 있었다.
아, 이를 어쩌나....
스님은 자신의 모습이 찍혔는지도 모르고 황망히 금강역사상 옆을 지나 가셨다.
그런데 또 그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고 말았다.
나는 분명히 스님을 찍을 의도가 하나도 없었는데
스님의 모습이 두 번씩이나 찍히고 말았으니 이는 금강역사와
스님이라는 우연의 일치라는 어떤 인연의 장난이 아닌가 싶었다.
천년의 나이를 먹은 금강역사의 부릅뜬 얼굴....
세상을 일갈하는 표정이다.
그리고 너무나 옛띠고 해맑고 청순한 스님의 얼굴...
출가의 깊은 사색과 한 줄기 진리의 빛이 스며 있는 표정이다.
이 두 얼굴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不二의 진리를 읽는다.
그러나 스님의 표정이 너무나 외롭고 슬퍼 보임은 웬일일까?
나도 함께 슬퍼졌다.
“스님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인연이라 여겨 사진을
저의 블로그에 올려 둡니다.“
>미지로
금강역사
불교의 수호신. 대체로 탑 또는 사찰의 문 양쪽을 지키는 수문신장(守門神將)의 구실을 담당하며, ‘인왕역사(仁王力士)’라고도 한다. 이 신은 여래의 온갖 비밀된 사적(事迹)을 알고 5백 야차신(夜叉神)을 거느리면서 천불(千佛)의 법을 수호한다고 한다. 보통 사찰 문의 왼쪽에는 밀적금강(密迹金剛), 오른쪽에는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이 서 있다. 이 중 나라연금강은 천상계의 역사로 그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가 된다고 한다. 밀적금강은 손에 금강저(金剛杵)라는 무기를 가지고 항상 부처님을 호위하는 야차신으로, 부처님의 비밀한 사적을 들으려는 서원을 세웠으므로 밀적이라고 한다. 이들의 머리 뒤에는 커다란 원형의 두광(頭光)이 있다. 이는 이들이 단순히 힘센 이가 아니라 신성한 지혜를 고루 갖추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보통 이들 중 나라연금강은 입을 크게 열어 ‘아’ 하고 소리를 내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밀적금강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흔히 입을 열고 있는 역사를 ‘아금강역사’, 입을 다물고 있는 역사를 ‘훔금강역사’라고 하는데, 이때의 ‘아’는 범어의 첫째 글자이고, ‘훔’은 끝 글자이다. 이 금강역사의 입은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영원과 통일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의를 입지 않고 옷을 허리에 걸친 채 주먹을 쥐어 밖에서 안으로 한 팔을 올리고 한 팔을 내린 자세를 취하거나, 한 손으로 칼을 잡고 있는 모습 등을 취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 금강역사상의 특징은 중국 및 일본의 것과는 달리 무섭다기보다는 악의 없는 순진성을 읽을 수 있다는 데 있으며, 석굴암 입구의 금강역사상이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1. 왜 만들어지게 됬는지 "근본비나야잡사경(根本毘奈耶雜事經)"에 의하면,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가 기원정사(祇圓精舍)를 세워 채화(彩畵)로서 장엄하려고 석가모니 부처님께 물었을 때, 석가모니 부처님이 '문의 양쪽에 집장(執杖)의 야차(夜叉)를 만들라'고 하신 것에 유래한 것이다. 깨지지 않는 금강석과 같은 마음을 내어서 사찰로 들어가는 사람마다 다시 한 번 부처님의 지혜를 배우기를 서원하고 가정으로 돌아갈 때는 보살도를 실천하는 보현행원을 깨어지지 않게 마음에 새겨 발원하는 곳이 바로 금강문의 금강역사(金剛力士)이다. 2. 시대가 흐를수록 변하는 형태 고대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로 본래 인도 귀족의 의상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중국으로 전해질 무렵에는 완전히 서역풍(西域風)의 갑옷으로 갈아입게 되었으며, 그 얼굴 모습도 분노하는 모습의 험악한 인상으로 굳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주변 여건과 무관하지 않다. 서역이란 오늘날의 중앙아시아를 말한다. 지금이야 현대식 도로가 뚫려 있기는 하지만, 세계의 지붕이라 하는 파미르 고원에서 발원하는 큰 산들이 솟아 있는 데다가 타르 사막이 펼쳐지는 등 척박한 자연 조건으로 사람들의 접근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 곳이다. 옛날 현장 스님이 이곳을 지날 때, 귀신 소리가 귀전을 때리며 곳곳에 인골이 나뒹군다고 했을 정도니, 그 살벌하고도 무시무시한 풍광을 짐작할 만하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죽음보다 무서운 악조건을 퇴지하는 강력한 무인의 모습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나라연금강과 밀적금강, 다른 말로 해서 '아 금강역사'와 '훔 금강역사'는 인왕(仁王)으로도 불려진다. 특히 사찰문에 배치될 때 인왕 또는 이왕(二王)이라 하여 좌우 이존(二尊)으로서 밀적과 금강 또는 금강과 역사로도 불리기도 했단다. 또한 입을 연 자를 금강(金剛)이라 하고 입을 다문 자를 역사(力士)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다른 경전에는 금강역사는 두 명 뿐만이 아니라 500, 8만 등 무수하다고 전한다. 금강역사의 수효에 대해서 왜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가. 원래 금강역사는 단 한 분뿐이었다. 심지어 우에무라는 금강역사에 밀적금강과 나라연금강이 있다는 오해를 하지 말기 바란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하나에서 다(多)로 증식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 가장 타당한 해석은 본래 한 분이었던 금강역사가 점차 석가모니 이외에 제불보살로부터 일반 민중에 이르기까지 그 수호 영역을 확대한 결과라는 것이다. 여기서 본래 하나였던 금강역사가 그 자재한 동적 작용으로 인하여 수를 증식하여 아형과 음형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금강과 역사, 밀적금강과 나라연금강이라는 각각 다른 인물로 묘사될 수 있었다는 개연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섭무애경(攝無碍經)』에서는 이 금강역사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신체의 모습은 적육색(赤肉色)이다. 분노를 머금은 모습으로 마귀의 무리를 항복시킨다. 머리의 육계는 불꽃이 타오르는 듯하는 관을 쓰고 있다. 왼손은 주먹을 쥔 채 허리에 대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다. 금강보(金剛寶)의 보석 구슬에, 천의(天衣)는 맹수 가죽으로 만든 옷, 신체를 묘보색(妙寶色)으로 장식하고 있다. ' 이러한 금강역사상의 적나라한 모습은 석굴암의 금강역사상에 잘 표현되어 있다. 거기 석굴암 전실을 지나 주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금강역사가 1구씩 양측에 배치되어 있는데, 금강저를 들고 있지는 않지만, 웃옷를 벗어버리고 하의만 입은 채, '아'하고 입을 벌린 공격형의 자세와 '음'하고 입을 다문 방어형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격노하는 모습, 근육의 긴장과 자태의 약동에 의한 힘의 표현은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으로 넘쳐흐른다. 근육이 툭툭 불거져나와 울퉁불퉁거리는 데다가 왕방울만한 눈을 부라리며 서 있는 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와서 검은 무리들을 가로 막을 자세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앞서도 말했다시피 불보살 및 일반 성중(聖衆)을 수호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수문신(守門神) 기능을 맡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사찰로 들어서는 금강문에서 수문장 역할을 하지만, 사찰의 출입문뿐만 아니라 경내의 전각, 특히 명부전 출입구라든가 탑신이며 불감(佛鑒)의 문비 등 여러 불교 조형물의 출입구에 조성되어 있기도 하다. 분황사 전탑(塼塔)을 비롯해서 안동 동부동 전탑, 조탑동 전탑의 탑신부에도 그 감실로 들어가는 입구 좌우에 금강역사가 굳건히 서서 탑과 그 탑의 생명인 사리를 수호하고 있는데, 이러한 금강역사의 사리 수호 기능은 월성 장항리 5층석탑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황룡사지 9층 목탑지에서 발견된 사리기에 새겨진 금강역사상도 사리 수호의 구체적인 모습을 확실한게 보여준다. 3. 역사적 배경 우리나라에서는 634년에 조성된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에 처음으로 나타나며 석굴암 입구에 있는 금강역사상은 그 조형적 예술성이 가장 뛰어나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케 하고 있다. 이처럼 사찰에서의 금강역사는 석탑 감실이나 석굴의 입구, 전각의 입구에 좌우로 서서 불법을 수호하고 불자들의 서원이 깨지지 않도록 지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분이 금강역사이다.
출처 : 한국의 사찰 2-石窟庵-(韓國佛敎硏究院, 一志社, 1974)불교신문 2429호등에서 발췌 본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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