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음악~/책 속으로...

시인의 책 ‘나와 당신의 거리’ 를 만나다.

migiroo 2017. 12. 10. 13:15

>2017.12.8.

 

시인의 책 나와 당신의 거리를 만나다.

                                                                            -김정한

 

    


날씨가 너무 차다. 바람도 매섭게 분다.

사람 만나 본지가 달포가 넘었다.

사람이 그리워 오랜만에 산문을 나선다.

읍내 시장바닥을 한 바퀴 돈다.

진한 사람 사는 냄새, 오랜만이다.

밑반찬 몇 가지를 샀다.

콩나물도 조금 사고 장터국밥도 샀다.

 

책도 그립다.

읍내에 딱 하나 밖에 없는 책방.....

들어서니 손님이 한 사람도 없이 텅 비어있다.

50대 쯤 돼 보이는 여주인이 반갑게 맞는다.

무슨 책을 살까, 이 책 저책 뒤적이다....

 

나와 당신의 거리를 집어 들었다.

 

나와 당신의 거리....

글쎄 가까울까, 멀까.

 

아무 페이지를 열고 한 번 읽어 본다.


서로 사랑하면서 기쁨, 고통과 만나며

사랑에 대한 예의를 배운다.

오늘따라 세상이 빗속에 갇혀 촉촉이 젖어 있다.

그리움이 깃털보다 가벼워 바람에도 흔들린다.

사방이 고독으로 가득 차 있다.

끝없이 펼쳐진 고비사막을 홀로 힘겹게 걷는 기분,

모래사막을 오르다가도 모래사막을 내려가다가도

그리운 목소리 들릴까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보헤미안이 되어 마르지 않는 그리움을 안고 떠난다.

---

 

사랑에 대한 애절함, 고독과 외로움이 짙게 배여 있다.

작가의 내면에 짙게 깔린 고독 그리고 사랑.....

그런 감정들이 내 마음 속으로 짜르르 전이되어 온다.

김정한 이가 쓴 두 번째 사랑 에세이라고 했다.

시인으로서 문단에 데뷔한 그녀가 시()가 아닌

시인의 애틋한 감성으로 쓴 글 이니 배고픈

나의 문학적 감성을 채워 줄 수 있을 듯싶었다.

 

책을 사들고 다시 산문으로 들어서니

그야말로 칼바람이 온몸을 핥고 지나간다.

서둘러 군불을 지핀다.

그리고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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