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7.2(월)-흐림
"새 핸드폰"
구닥다리 내 핸드폰...
계곡물에 한번 빠트리고 잃어먹었다 다시 찾고...
근 4년 동안 가지고 다니면서 수난도 많이 당한 핸폰이다.
단순한 기능...
그저 전화 걸고 받고 그리고 문자 보내고 받고...
이 정도의 기능인데도 전혀 불편 없이 사용했다.
모양이 투박하고 무겁긴 해도 색깔이 하얀
내 핸폰을 나는 좋아했다.
- 그런데 드디어 이놈의 생(生)이 다 하게 됐다.
서울에 있는 아들애가 나에게 물어도 안보고
며칠 전 덜컥 새 핸드폰을 택배로 보내왔기 때문이다.
슬립형 최신식 핸폰인데...
기능이 얼마나 다양한지 게임은 물론,
메일도 보낼 수 있고,
사진을 찍어 보낼 수도 받을 수도 있고,
음악도 수십 곡이나 다운받아 들을 수 있고,
벨 소리도 별별 것이 다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인터넷도 할 수 있고...
은행과의 온라인 거래도 할 수 있는 등....
설명서를 읽어 보니 기능이 얼마나 많은지
도무지 골치가 아플 지경이었다.
도대체 이 노인에게 이런 기능이 왜 필요한가?
이러니 핸폰 가격만 터무니없이 비쌀 수밖에 없고,
요즘 젊은이들의 한달 핸폰 통화료가 10만원~20만원씩이나
된다는 말이 수긍이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문제는 또 있었다.
문자판 배열이 전 핸폰과 전혀 다르고
글씨가 작아 잘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아들 녀석에게 당장 도로 가져가서 반품하라고
윽박 질러댔지만 이미 전 핸폰은 죽여 버린 뒤이고
새 핸폰을 등록한 상태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아들이 사준 새 핸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빌어먹을~~~
새 핸폰에 익숙하려면 깨나 애를 먹게 생겼다.
메시지 한 번 보내려면 문자 찾느라고
보드 판을 엉금엉금 기어야 하게 생겼으니...
정말 새 핸폰이 아니라 애물단지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아들 녀석이 처음으로 사준 선물이니
소중히 가지고 다녀야 하지 않겠는가?
>글:미지로(200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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