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성
-글: 미지로
2010년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 되는 해이다. 때를 맞춰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식민지배가 한국인들의 뜻에 반해서 이뤄졌음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다고 했다.(2010.8.12) 그리고 조선 왕실의궤 등 약탈 문화재 반환 의사도 밝혔다.
얼핏 일 총리의 발표 내용을 보면 정말 사과 하는 것처럼 들리고 이제 우리 문화재들을 되돌려 받겠구나.... 하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의 발표 내용을 조금 깊게 들여다보면 마지못해 생색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당국의 반성 발언은 이번뿐이 아니다. 일왕이나 역대 총리들이 한 번씩 입발림 말처럼 한 이야기 일 뿐이다. 다만 “유감, 반성” 이라는 단어를 “통절함”이라는 단어로 바꿨을 뿐이다. 언행일치가 없는 반성은 진정한 반성일 수 없다. 문화재 반환도 그렇다.
수 만 건의 강탈 문화재중 겨우 왕실의궤 몇 권 반환한다고 그게 반환인가?
이번 일본의 발표에 대하여 우리 당국에서는 처음 있는 진심어린 반성이라 하면서 반색을 하고 있는 기색이다. 그리고 몇 가지 반환하겠다는 문화재를 감지덕지 받으려 하고 있는 뉘앙스마저 풍기고 있다.
들리는 말(인터넷 뉴스)로는 이번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끝으로 그동안 쌓였던 한, 일의 앙금(감정)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8.15 행사 때 천명 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만 사실이라면 참으로 걱정스럽다. 일본에 대한 MB의 철학이 그 정도 이었었나 싶어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울분을 삭힐 수가 없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도독 놈이 남의 집에 쳐들어와서 주인을 묶어놓고 값비싼 패물과 귀중한 가재도구들을 강탈해 가 놓고는 이제 와서 미안하다면서 강탈해간 가재도구 몇 개를 반환하는 것으로 반성과 사과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니 이게 적반하장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일본이 진심으로 한일병탄(합병이 아니고 병탄이다)을 반성하고 사과 한다면 강탈해간 모든 문화재를 정중히 반환하고 합당한 피해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합병과 병탄의 차이를 학자들의 이렇게 정의 하고 있다.
양국 간의 정상적인 합의하에 이루어진 합방이나 합병이 아니니 한,일 합병이라는 용어는 잘못 된 것이며, 강제로 합의 없이 합병이 이루어 졌으니 병탄이라는 용어로 바꿔 써야 한다고 한다.
▹合倂(합병) : 병합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국권을 일제에게 넘겨주고 일본에 합병된 일
▹倂呑(병탄) : 남의 재물이나 영토를 강제로 한데 아울러서 아주 제 것으로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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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일본이 반환하겠다는 조선 왕실의궤는 일본에 빼앗긴 지 80여 년 만에 돌려받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게 다가 결코 아니란 점이다. 일본에 약탈당한 문화재는 공식적으로만 6만 점이 넘는데 겨우 책 몇 권을 반환하고 생색을 내겠다는 속셈이다.
조선 왕실의궤는 강원도 오대산 서고에 보관돼 있다가 조선총독부가 1922년 침탈한 유물로 추정 된다. 의궤는 왕실의 혼사와 장례, 잔치 등 행사를 그림과 함께 자세히 기록한 서책이다.
명성황후의 국장기록도 포함된 소중한 유물로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다.
지난 2006년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돌아온 데 이어 이번에 의궤가 돌아온다면 그나마도 위안이 될 듯 하지만 일제 강탈 문화재의 반환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일본 궁내청 도서관에는 의궤 외에도 4천 6백여 책의 한국 고서가 보관돼 있고, 도쿄 국립박물관에도 4천점이 넘는 우리 문화재가 보관돼 있다.
●진정한 한, 일 관계 개선
정말 일본이 한국의 이웃나라로서 친한 사이가 됐으면 싶다.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도 일본이 친숙한 이웃나라로서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어께동무하면 살아가는 동반자 나라로 인식 됐으면 싶다.
진정한 이웃나라로서 지내고 싶다면 말로서만 반성, 사과 하지 말고 배상(돈)은 말고라도 강탈해간 문화재만이라도 정중히 돌려주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닐까.
여기서 참고로 일본이 강탈해간 문화재 목록을 수록한다. 얼마나 많은지 입이 딱 벌어 질 지경이다. 공식적 목록이니 비공식 문화재는 또 얼마나 많으랴....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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