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 이야기~
▷2011.9.18
7번 째 접사 이야기(홍접초)~
어제 비온 뒤라서 그런지 오늘은 제법 가을 날씨다.
늦은 오후 공원에 나갔다.
공원 펜스에 바람에 하늘거리는 홍접초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다.
꽃대가 너무나 가냘프고 꽃은 짙은 화장을 섹시한 젊은 여인 같다.
곷 송이를 카메라에 담으려니 작은 바람에도 어찌나 하늘거리는지
초점이 흔들려 뚜렷한 초점을 맞추기가 어렵다.
한손으로 꽃대를 잡고 강제로 고정시켜 초점을 간신히 맞췄지만
셔터를 누를 수가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셔터 리모콘(셔터릴리스)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구입하려면 또 돈이 들게 생겼다.
아주아주 어렵게 접사 하나를 찍긴 찍었는데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조리개 F2.8 최대로 열고, 셔터 속도는 1/60초, 그리고 ISO는 100에
맞추고 셔터를 눌렀다.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아 아무래도 흔들림의
흔적이 엿 보인다.
정말 카메라 기능을 언제쯤 모두 숙지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개념이 모호하니 아무리 셔터를 눌러 봤자 그냥 사진만 찍힌다.
진정한 사진은 찍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찍어야 한다고 했는데...
언제쯤이나 카메라의 달인이 될는지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집에와서 컴에 사진을 옮기니 정말 홍접초가 앙증맞게 예쁘다.
홍접초는 바늘꽃이라고도 하고, 꽃이 하얀 백접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꽃말이 섹시한 여인, 떠나간 이를 그리워함‘이라니 재미있다.
누가 지었는지 정말 그럴 듯 하다.
그 가냘픈 빨간 꽃을 보면 영락없는 어느 섹시한 여인의 모습 같고,
긴 꽃대를 바람에 하늘거리며 고개를 쑥 빼고 있는 것을 보면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며 하염없이 눈물 짖는 여인 같기도 하다.
▲백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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