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iro Gallery/사진 이야기~

소재~

migiroo 2011. 10. 5. 16:12

나의 사진이야기~


▷2011.10.5

 

 

사진 소재~

 


‘사진, 보이는 모든 것이 소재이다.’


어느 사진작가님의 불로그 이름이다.
이 한 구절 속에 사진에 대한 진리가 다 숨어 있는 듯하다.
나는 지금 이 짧은 진리의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다.

 
달인이 아니라 오묘한 사진의 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깨친 사람만이
진정으로 이 진리의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 같은 숙맥이 어찌 이 진리의 말이 가리키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겠는가.
다만 어두운 화두가 되어 내 시야와 의식을 가리고 있음을
어렴푸리나마 깨닫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 시야라 함은 사진의 소재를 발견할 수 있는 나의 눈을 말함이고,
의식 이라함은 소재를 발견하여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내 감각적, 감성적, 예술적 수준을 말함이다.


마치 농부가 농사를 짓기도 전에 좋은 쟁기만 챙기려하는 것처럼 나도 그와 같지 않나 싶다.
사진을 찍을 줄도 모르면서 좋은 카메라만 갖고자 하는 마음이 그러하고,

예쁜 꽃이나 멋진 풍경만이 사진 소재라고 여겨 그것들만 찾아 다니는 것이 그러하다.
좋은 소재를 찾을 안목과 감성적, 예술적 감각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과분하게도

작가 수준의 사진만 흉내 내려 하고 있으니 마치 수양정진에 게을리 하면서

진리를 깨쳐 보려 하는 어떤 덜된 수행자와 다름 없다.

 

 

 


진리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끊임없이 반복하라.(사진 찍기를....)
 빛의 방향과 강약을 생각하며 소재를 바라보고
 예술적 감성과 감각적 센스로 셔터를 눌러라.“   


이 진리 또한 내겐 묘연한 말일 뿐이다.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소재를 찾고, 인내심을 가지고 소재를 담는다면
언젠가는 이 묘연한 진리의 말씀도 깨칠 날이 올 것이라 본다.


경주남산에 가면 삼릉이라는 명승지가 있다.
신라 왕 세분이 묻힌 무덤 이라 해서 삼릉이라 부르는데
여기에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좋은 날씨가 아니고 보슬비가 내린다던가.
안개가 자욱이 낀 날, 달빛이 어렵푸시 밝은 밤 같은 날 몰려든다.
릉(陵)을 찍기 위함이 아니고 릉 주변에 있는 늙은 소나무들을 찍기 위함이다.


밝은 달밤이라든가, 석양 무렵에 끙끙대며 그 무거운 배낭(삼각대)을 매고
남산에 올라 벼랑 끝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달빛에 어린 마애불을 찍는 사진작가들...


꼭 두 새벽 태백산 정상에 올라 일출 장면 한 장을 찍기 위하여 오돌오돌
추위에 떨며 라면 끓여 허기를 채우며 해가 돋아나길 기다리고 있는
사진작가들...


나는 이런 분들을 보고는 정신이 나간 미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어찌 미치지 않고서 진리를 깨칠 수 있겠는가?
남들이 손가락질 하면서 미친놈이라고 폄하해도 한 가지 일에 매달려
미치는 것만이 진리를 깨치는 가장 분명한 길임을 늦게나마 깨닫는다.


모든 보이는 것이 소재이니 소재를 찾아다니지 말고
멋진 소재를 알아보는 예지력을 먼저 길러야 될 것 같다.


나에겐 스승도 없다.
(가끔씩 좋은 불로그님의 조언은 있지만....)
카메라, 사진에 대한 아는 것도 없다.
그러나 열심히 찍고 찾아다니고자 한다.


파이팅~~~
힘내라.
언젠가는 나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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