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8
克, DSLR~(1)
도대체 이놈이 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거야~
비러머글, 기능이 왜이리 복잡한 거야~
어느 정도 기능을 숙지했는데도 왜 사진이 내 맘 대로 안 나오는 거지~
이렇게 불평불만부터 해 된다.
아무리 비싼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도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하면 무용지물,
똑딱이 카메라만도 못하다.
나이는 들었어도 컴퓨터를 비롯하여 웬만한 것은 못하는 것이 없는데...
그런데 SLR~ 이놈만은 만만치가 않다.
조리게, 셔터, 초점, 노출 등 그 간단한 것이 문제이다.
디카만 좋으면 무엇 하나....
디카의 복잡한 기계적 기능을 아무리 숙지했다 해도 결코
좋은 사진 한 장 얻기란 쉽지가 않다.
바로 노하우이다. 그 노하우...
결코 대가(노력)없는 만족은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오늘도 찍은 사진을 PC에 옮겨 보면서 신경질적으로 몽탕 포맷(삭제) 해버린다.
디카에 쩔쩔매고 있는 나의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고 애처롭기조차 하다.
달달달 외우라는 고수들의 말이 지당하고 지당한 말씀이다.
카메라에 딸려온 매뉴얼은 아무 쓸모가 없다.
그저 기계적인 설명일 뿐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매뉴얼은 아니다.
목적지까지의 방향만 제시했지 어떤 길로 어떻게 목적지까지
가야 되는지는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값은 엄청 비싸다.
그런데 다루기는 엄청 힘든다.
골치 아픈 고고학, 고 미술학도 뒤늦게 배우고
복잡하기 짝이 없는 불교의 불화까지 배우고 있는데....
이 놈(DSLR)만은 만만하지가 않으니 죽을 맛이다.
비러머글~ 찍고 찍어도 초점은 안 맞고 겨우겨우 몇 건 해 봤자
화질은 엉망이고 윤곽도 흐리멍텅 체면이 말이 아니다.
LCD 상에는 제법 뽀사시 하게 그럴 듯 보이는데
이걸 PC에 옮겨 보면 내 늙은 노안처럼 모두 흐릿하게
초점을 잃었으니 실망이 절망으로 변한다.
사진 한 장 찍기가 이렇게 힘든 작업일 줄이야...
새삼 사진작가들이 존경스러워 진다.
어떡케 하면 너무 밝게 나오고, 어떡케 하면 까맣게 나오고...
또 어떡케 하면 너무 진하게 나오고....
이놈이 사람 미치게 한다.
얼마 전 서울의 아들 녀석이 무슨 효심(?)이 발동 했는지
몇 달 쓰지도 않은 멀쩡한 나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가고
중급형 케논의 EOS 60D DSLR~ 를 쥐어 주고 갔다.
그런 효심이 지극한(?) 아들 녀석 때문이라도
빨리 이놈을 내 맘대로 다룰 수 있도록 해야 되겠는데
잘 되지 않으니 스트레스만 쌓인다.
차라리 다 집어던지고 ‘똑딱이‘ 하나 사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게 좋을 듯 하다.
제기랄~~~
그러나 여기에서 주저앉으면 마라톤의 완주는 없는 것처럼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완주가 중요한 것이니
누가 이기나 끝까지 붙어 볼란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미래는 창대하다. 라는 말이 있듯이
언젠가는 나도 이놈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너 죽고 나 죽던지 한번 붙어 보자!
SLR, 너 이놈아~~~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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