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일상에서의 想念

베토벤 삼매~

migiroo 2012. 5. 6. 01:37

>2012.5.5

 

베토벤 삼매~

 

 -교향곡 전 악장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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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베토벤 삼매(三昧)에 들어 하루를 보냈다.
심포니 1번에서 9번 환희의 송가 합창까지 장장 6시간 반 동안이다
밥도 물도 안 먹고 들었다.
아무리 들어도 지루하지 않은 고전음악의 진수 베토벤 교향곡
전 악장을 모두 듣기는 처음이다.


유감스럽게도 고성능 오디오가 없으니 컴으로 다운 받은 것을 들었다.
그래도 요즈음 나오는 헤드폰은 성능이 좋기 때문에 웬만한 오디오 음량
정도는 된다. 


장중하고 우렁차고,
때로는 경쾌하다가도 한없이 고요하고,
가슴을 짓누르는 전율.....
고요, 번뇌, 적멸 그리고 끓어오르는 분노...
슬픔, 고통, 절망, 죽음.....
그리움, 사랑...
열정, 열광, 환희....

 

 


소리가 아니라 베토벤의 음악을 글로서 표현 하라면 이런 단어들을
죽- 나열하는 수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마지막 교향곡 9번 d단조 환희의 송가 ‘합창 교향곡’은 베토벤이 청각을 완전히 잃은
상태에서 작곡을 했다니 그는 분명히 소리를 듣는 음악가가 아니라 소리를 볼 줄 아는
관음(觀音)의 대도(大道)를 깨친 음악의 신이였을 것이다.


4악장 합창에 이르렀을 때 나는 벌떡 일어나 볼펜을 쥐고 무대 위의 지휘자가 됐다.
그리고 신들린 사람처럼 양손을 흔들어 댔다.


그러나 베토벤에겐 들리지 않는 청각대신 영혼의 청각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1786년에 태어나 30세 이전에 시작된 난청이 악화되어 귀가 멀어
그야말로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소리(音)를 먹고 사는 음악가가 청각(聽覺)을 잃었다는 것은
도공(陶工)으로 말하면 손이 잘려 나갔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베토벤 만년은 많은 고통과 절망 그리고 고독한 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극도의 병마와 고뇌와 싸워 가면서도 심오함을 더해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으니 낭만주의 음악에로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1827년에 폐렴으로 죽었으니 그의 나이 41세, 베토벤의 교향곡은
지금 유네스코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음악을 끔찍이 사랑했던 베토벤에게도 음악만큼이나 사랑했던 연인이 있었을까?
베토벤은 독신자로 고독한 생을 마감했지만 그에게도 애틋하게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을 것이다.
피아노 소품곡 ‘엘리제를 위하여...’ 이 곡은 베토벤이 사랑했던 ‘테레제 말파티’를
위하여 작곡한 곡으로 전해 오고 있는데 야속하게도 그녀는 베토벤의 사랑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베토벤의 불행(?)한 죽음을 끝까지 곁에서 지켜준 ‘안나홀츠’라는 여인이 있었다고
하는데 실존 인물이 아니고 베토벤의 일생을 그린 영화 ‘카핑 베토벤’에서 등장하는
여인이다. (2007년 개봉 작)


이상은 베토벤에 대하여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을 짜깁기하여 쓴 글이다.
이제 교향곡 9번 마지막 악장 ‘합창’이 절정에 올라갔다.
그리고 한 순간에 나락에 떨어지듯이 음악이 뚝 그쳐 버렸다.


베토벤이 마지막 임종처럼....


음악도 베토벤의 죽음처럼 한 점의 여운도 없이 한 순간에 끝나 버린 것이다.
그러나 베토벤이 죽은 지 220여년이나 지났지만 지금도 베토벤은 살아서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아마도 천년이 지나도 그는 살아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그의 ‘운명‘(교향곡 5번)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도 한 순간에 갈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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