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4대강의 눈물

망각의 비극

migiroo 2013. 1. 13. 20:23

>2013.1.14

 

망각의 비극


망각(忘却)은 인간의 장점인가 단점인가?
 
결코 잊어 서는 안 될 것을 망각한다는 것은 비극이다.
바로 4대강의 신음 소리를 어느새 망각하고 있는 현실...
분명히 그것은 비극이고 절망이다.

 

그러나 망각하고 싶은 것도 있다.

지난 대선 결과에 따른 절망적인 맨붕에 빠져 헤여나지 못한 것...

그 절망감을 망각하고 싶다.

1번 후보가 되고, 2번 후보가 안 되서 맨봉에 빠진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1번 보다는 2번이 됐었다면 4대강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지 않았을 까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품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4대강의 슬픈 이야기를 다시 쓴다.
도도한 흐름을 멈춘 4대강 한강, 낙동강, 금강 , 영산강...
권력자에 의해 난도질을 당해 억만년 흐름을 멈춘 강...
4대강 살린다고 파헤친 강이 죽을 사자 死 대강이 된 강들...
지금 그 강에서 우리의 친구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다.


드디어 왼공 후 겨울을 맞은 강물....
혹한에 꽁꽁 얼어붙어 시간이 멈춘 빙하의 강으로 변한 강물....
강물 이 얼어붙어 먹이를 찾지 못한 철새들이 굶주림에 못이겨
동사하고 있다는 끔찍한 소식은 재앙이 아닐 수 없다.


4대강 사업의 후유증과 작금 강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야할
대중 언론매체들은 온통 여성대통령에 대한 아부성 기사 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그분의 아집으로 만든 4대강 보 때문에 죽어 나가는
물고기와 조류(새)들에 대한 슬픈 소식에는 안중에도 없다.


내 말은 이만 각설하고...
어제 실린 어느 양심 있는 신문사의 기사를 여기에 옮겨 싣는다.

 

 

 4대강 사업은 새들에게 무슨 짓을 했나
-한겨레신문 2013.1.12(토)


 

▲예년과 달리 낙동강 해평습지(경북 구미)의 강물이 꽝꽝 얼었다. 큰고니 같은 물새는 강이 얼어붙으면 먹이활동을 하기 힘들어진다. 10일 오전 해평습지에 큰고니로 추정되는 동물 사체를 까치들이 쪼아 먹고 있다. 

 

 

▶ 겨울에는 ‘등 따시고 배부른’ 게 중요합니다. 약한 생명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합니다. 적자생존을 가장 명징하게 드러내는 계절이 겨울이지만, 인간의 욕망으로 자연은 더 가혹한 환경이 됩니다. 산양이 눈사태에 갇혀 굶어 죽는 게 자연의 이치이지요. 1970년대 사람들은 꼼짝달싹 못하는 산양을 몸보신용으로 때려잡아 멸종위기로 내몰았습니다. 지금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큰고니들도 시베리아보다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낙동강 전체가 얼음판이다
보와 보 사이 강물이 갇히면서
유속이 느려진 탓이다.
먹이를 구할 공간마저 잃고
새들은 얼어죽고 굶어죽는다.


철새 도래지 해평습지에선
큰고니 수가 유독 줄어든데다
빙판 위 사체 한마리도 보였다
환경단체선 고구마를 뿌렸다
제발 먹어주길 바라면서…


강원도 철원 지장산 자락에 사는 도연 스님은 지난 3일과 4일 아침 산책을 나가 죽은 새들을 주웠다. 동박새와 동고비 각각 두마리가 빳빳하게 얼어 있었다. “나무 밑에 떨어져 있거나 양지에 웅크리고 있거나 추녀 밑에 떨어져 있거나, 그렇게 죽어 있어요. 추울 때는 하루에 두마리 정도 죽은 새를 봐요.”


새들도 얼어 죽는다. 노숙자들이 추운 날씨에 비명횡사하듯, 새 무리 중 약한 새들이 먼저 죽는다. 얼어 죽는 것만은 아니다. 죽음은 복합적이다. 추운 날씨는 먹이활동을 제한한다. 에너지를 보충하지 못한 새들은 굶어 죽고, 지친 새들은 포식자에게 잡혀 죽는다. 도연 스님은 6일 겨울철새인 콩새의 죽음도 지켜봤다. “옛날에는 산책하다가 소쩍새나 쇠부엉이도 죽어 있는 걸 봤지요. 강추위 때는 아무 상처 없이 얼어 죽기도 합니다.”


낙동강에도 혹한이 찾아왔다. 10일 낙단보(경북 상주)에서 구미보(경북 구미)까지 25번 국도를 따라 펼쳐진 강은 ‘얼음 아스팔트’로 빈틈없이 닦여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스케이트 종주로라고 뽐내듯이, 에스(S)자로 흘러내리는 북극의 빙하라고 우기듯이, 동결된 강이 뻗어 있었다. 묵은 눈은 4대강 자전거도로에 하얀 성벽처럼 쌓였다. 겨울 낙동강은 생명이 사멸한 시베리아 들판 같았다.


경북 구미시 해평면과 고아읍 사이, 낙동강 중류 최고의 철새도래지 해평습지도 마찬가지였다. 얼음판 위에 웅크린 겨울철새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120여마리가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 큰고니는 긴 머리를 구부려 날갯죽지 안에 파묻었다. 배설물이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이 말했다. “큰고니가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분변을 보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행동이죠. 기력이 떨어져 그런 것 같은데, 아사 직전의 상태 아닌가 걱정됩니다.”


이날 낮 12시 구미시 기온은 영하 3도. 겨울치곤 그리 춥지 않았는데도, 강은 꽝꽝 얼었고 물이 찰랑이는 구역은 아파트 한칸 크기도 안 되었다. 큰고니들은 고장난 747비행기처럼 뒤뚱뒤뚱 얼음을 탄 뒤에야 겨우 멈췄다.


“저기 보세요!”


망원경에서 눈을 뗀 한 탐조가가 소리쳤다. 큰고니로 추정되는 동물이 죽어 있었다. 까치 두마리가 붙어 고기를 쪼았다. 맹금류(육식성 조류)인 흰꼬리수리가 하늘을 뱅뱅 돌았다.


흑두루미는 모래밭에서 쉬다가 여울이나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는다. 큰고니 같은 물새는 강물에 떠다니면서 먹이를 먹는다. 천적으로부터 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모두 시야가 확 트인 개활지에 터전을 잡는다. 해평습지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다.


4대강 사업이 지난해 완공되면서, 해평습지는 두가지 변화를 겪었다. 첫째, 드넓은 모래밭이 사라졌고, 둘째, 구미보와 칠곡보 사이 강물이 갇히면서 사실상 ‘호수’가 되었다. 두가지 변화는 큰고니의 죽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정수근 국장이 말했다.


“강모래가 있었을 땐 새들은 물 밖에서 쉬더라도 포식자가 덮치면 재빨리 강물로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럴 공간이 없어요. 모래밭도 없는데다 강물도 얼어버렸으니까요. 아까 그 사체는 삵에 잡아먹힌 큰고니일 겁니다.”

 

▲10일 오전 경북 구미시 해평습지에 큰고니 여러 마리가 빙판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다.

 


큰고니는 하루 종일 물 위에 떠서 지낸다. 먹이활동도 강 위에서 한다. 머리를 강물에 처박고 구부러진 목을 펴서 수초를 따 먹는다. 구미시 고아읍의 한 소하천에 가보니, 큰고니 몇 마리가 물에 앉아 있었다. 이곳의 시냇물은 얼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 이 지역 탐조가인 임성무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총무는 “옛날엔 아무리 추워도 낙동강 가운데 물길이 나 있었다. 강 전체가 꽁꽁 얼진 않았다. 금호강이나 황강이 지금도 얼지 않은 것을 보면, 보로 인해 느려진 강의 유속 때문에 낙동강이 언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 고인 물은 쉽게 언다.


시베리아에서 도착해 혁명적으로 바뀐 삶터를 목도한 겨울철새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우선 얼지 않는 강물과 호수를 찾는다. 될 수 있으면 남쪽으로 내려간다.


해평습지의 겨울철새들이 대체공간으로 찾는 곳은 낙동강 지천인 황강의 모래밭, 경남 창원의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등이다. 우포늪에서 생태보전활동을 벌여온 이인식 우포늪따오기복원위원장은 9일 “ 4대강 사업 이후 우포늪과 주남저수지의 큰고니 수가 늘었다. 올겨울엔 330마리를 유지하고 있다. 낙동강변 모래밭과 배후습지가 없어져서 이리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우포늪의 철새라고 올겨울이 편안한 건 아니다. 예년과 달리 재두루미 무리들은 무려 11차례나 빙판 위에서 밤을 지샜다고 이인식 위원장은 덧붙였다. “원래 물이 얼 때는 재두루미가 우포늪에 머물지 않아요. 낙동강 모래밭으로 날아가 쉬면 되니까요. 그런데 낙동강 모래밭이 없어졌으니, 여기서 버티고 있는 거 같아요.”


최대한 가벼운 몸으로 날아야 하는 새는 몸에 지방을 비축하지 않는다. 에너지를 저장할 공간이 없으니까, 최대한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한다. 그래서 강물이 어는 것처럼 먹이활동을 할 공간이 없어지는 상황은 철새들에게 치명적이다. 김영준 충남야생동물보호소 수의사는 ‘겨울은 약자를 솎아내는 계절’이라고 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조건을 덧붙였다. “인간의 영향으로 인해 (솎아내기가) 과도해져선 안 됩니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낙동강 전체에 얼음이 얼게 된 것도 그런 경우죠. 새들에겐 선택권이 있어야 합니다. 한쪽이 얼면 다른 곳으로 피신할 수 있는 권리 말입니다.”


10일 대구환경연합 회원들은 큰고니가 먹어주길 기대하면서 밤새워 깎은 고구마를 해평습지로 가져왔다. 고구마는 큰고니가 좋아하는 연근과 맛이 비슷하다. 이석우 하천조사팀장은 “2일 처음 뿌렸을 때는 안 먹더니, 7일께 먹기 시작했다”며 고구마를 강물로 던졌다.


도연 스님도 겨울이 오기 전 숲과 집 주변에 새집을 만들어줬다. 새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나라는 배려다. 추위가 매서워질 것 같으면 땅콩 같은 먹이도 뿌려준다. 네마리 새의 죽음을 발견하고 스님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생로병사는 누구나 비켜갈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슬픈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위해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구미/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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