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
녹슨 우체통~
환승버스를 기다린다.
아침바람이 너무 차다.
울산에서 경주 가는 폐역의 모화역 부근 버스 정류장...
버스를 기다릴 부스도 없다.
그저 길가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기다리다 문득 길가 가게 집 담벼락에 붙어 있는 빨간 우체통 하나가 보인다.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휴지로 먼지를 몇 번 털어 내고
안에 편지가 있을까? 하고
편지 투입구로 손을 넣어본다.
누가 여기에 편지를 넣겠는가.
그러고 보니 편지 써서 우체통에 넣어 본 지가 언제 인지 기억조차 없다.
이제는 편지 줄 만한 사람도 없다.
편지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버지 전상서, 어머니 전상서 같은 쾌쾌 묵은 편지는
요즘 사람들 알지도 못한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하는 연애편지도 안 쓰고 산다.
그저 문자로 보내면 되고 카톡으로 몇 마디 보내면 끝이다.
꼭 편지가 필요하면 메일로 보내면 되고
언제 어디서나 전화 한통화 하면 그것으로 소통이 된다.
그러나 편지 없는 세상....
그래서 인정이 사라지고 삭막하다.
서로 정을 나누기도 어렵고,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을 고백할 수도 없다.
인간적 감성도, 사물을 보는 느낌도 둔화됐다.
오늘 밤은 당장 시집가서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흔 먹은 딸에게 편지 한통 써 보내고 싶어진다.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이렇게 시작 되는 아빠의 편지...
아마도 딸애가 편지를 받아 보면 펑펑 울겠지....?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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