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름은 누가 질까? 꽃다지처럼 예쁜 이름이 있는 반면, 듣기에도 민망한 이름도 있다.
꽃다지, 참나리, 꽃마리, 달맞이, 봄맞이, 애기노란토끼풀, 애기나리, 으아리 등등... 얼마나 예쁜 순수한 우리말 꽃 이름인가.
반면에 정말 듣기에도 부르기도 민망한 우리말 꽃 이름들도 많다. 며느리밑씻개, 노루오줌, 소경불알, 개불알, 누린네풀 등등...
그러나 꽃 이름이 어떻던 모두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름들이고 저마다 재미있는 사연이 있으니 함부로 꽃 이름을 개명할 수도 없다.
예쁜 꽃 이름 중에 아마도 ‘꽃다지’처럼 예쁜 이름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카페, 찻집, 식당, 꽃가게, 수예점 등지에서 꽃다지라는 이름을 도용(?)하여 상호로 사용하기도 하며 ‘꽃다지’라는 민중 가수도 있다.
꽃다지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꽃으로 꽃다지보다도 꽃다지라는 이름을 가진 수많은 상호들이 쏟아져 나온다. 왜 사람들은 꽃보다도 꽃다지라는 이름을 선호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흔하디흔한 꽃다지라는 잡초를 통하여 노동자, 민중들의 삶에 대한 애환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귀엽고 앙증맞게 예쁜 이름에 비하여 정작 꽃다지는 사람들이나 벌, 나비들로부터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잡초이다.
봄에 피는 이 꽃은 길섶이나, 들녘, 도심지 보도 불럭 틈새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천으로 피어 있다. 그래서 예쁜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는 몰라도 꽃다지야 말로 가장 야생화다운 청순함을 지닌 꽃이 아닐까 싶다.
꽃다지의 꽃말이 ‘무관심’이라고 나와 있는데 무관심이라니 참으로 야박스럽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꽃 이름을 가졌으니 서운해 하지 마라. 장미처럼 관심이 많은 꽃은 사람들이 쉽게 꺾어 버리지만 무관심 속의 꽃다지 같은 들꽃은 꺾일 염려가 없으니 오히려 잘된 것이 아닌가.
이런 무관심한 꽃다지도 어린 순을 나물이나 국거리로 먹으며 한방에서는 풀 전체와 종자를 이뇨제 등으로 쓴다 하니
장미보다도 더 쓰임새가 유용한 것이 아닌가.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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