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올 때쯤 되니 언제 오시려나. 설레는 마음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뜻밖의 장소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방과 후에 아이들에게 자연, 생태, 미술을 가르치는 사일마을의 아름다운 학교 초입 길가에서입니다.
“아니, 벌써 ‘접시꽃’이 피었네.....”
당신도 어지간히 나를 빨리 만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빨간 모자에 연초록 스커트 자락을 바람에 펄럭이며 당신은 방긋 웃으며 내게 다가와 포옹을 했습니다.
아름다운 당신, 기품 있는 그대, 우아한 자태.... 어찌 이런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당신의 꽃말이 ‘열열한 사랑’이라고 말하던데 열렬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사랑만 하게 해 주세요.
접시꽃 당신, 도종환 시인만이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도 그 보다 훨씬 많이 당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문득 허리를 굽여 당신의 빨간 꽃잎에 황홀한 입맞춤을 합니다. 성숙한 여인의 체취에서 풍기는 형용할 수 없는 향긋한 내음이 정신을 몽롱하게 합니다. 분홍색 접시꽃 당신이 옆에서 질투를 하듯 바람에 몸을 흔들어 댑니다.
접시꽃은 역사가 오래된 꽃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란다. 봄이나 여름에 파종하면 그해에는 잎만 무성하고 이듬해 줄기를 키우면서 꽃을 피운다. 꽃의 색깔은 여러 가지이며 홑꽃과 겹꽃이 있다. 줄기, 꽃, 잎, 뿌리를 한약재로 쓴다.
접시꽃에 대한 꽃말은 한결같은 사랑, 변함없는 마음을 말할 때, 규심(葵心)이란 말을 쓴다. 규(葵)라는 한자어의 뜻은 해바라기, 접시꽃을 말한다. 아욱과 식물인 접시꽃 잎은 늘 햇빛을 바라보는 습성이 있다. 일부러 접시꽃을 햇빛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으면 금세 꽃은 시들어 버린다. 그래서 접시꽃 꽃말을 ‘한결같은 사랑’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접시꽃을 촉규화(蜀葵花), 덕두화, 접중화, 촉규, 촉계화, 단오금 이라고도 한다. 모두 중국식 이름 인 것으로 보아 중국이 원산지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는 마을 길가 빈터, 담장 밑 등지에 자생한다. 원줄기는 높이 2.5m에 달하고 털이 있으며 원기둥 모양으로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고 심장형이며 가장자리가 5∼7개로 갈라지고 톱니가 있다.
꽃은 6월경 피기 시작한다. 꽃받침은 5개, 꽃잎도 5개가 나선상으로 붙는다. 꽃 색은 붉은색, 연한 홍색, 노란색, 흰색 등 다양하고, 꽃잎도 겹으로 된 것이 있다. 수술은 서로 합쳐져서 암술을 둘러싸고 암술머리는 여러 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원형으로 수레바퀴처럼 돌려붙으며 9월에 익는다. 뿌리를 촉규근(蜀葵根)이라 하고, 꽃을 촉규화라고 하며, 점액이 있어 한방에서 점활제(粘滑劑)로 사용한다. 관상용이며 잎·줄기·뿌리 등은 한방에서 약용 사용한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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