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9
숲속 작은 독서실~
하얀 겨울 햇살이 호수에 내려 앉아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 호반 산책길 숲속에 앙증맞게 예쁜 미니 독서실 하나가 보입니다.
이 겨울에 누가 들어가서 책을 볼가만은....
예쁜 창살문의 유혹에 끌려 안을 들여다보니 책이 가득 합니다.
방안이 조금은 추웠지만 그래도 편안하고 아늑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산문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을 펴듭니다.
그리고 문득 책장을 넘기니 별이 한 아름 가슴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가슴에 별이 되는 시....’
‘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뜁니다......’
수많은 글자 중에서 단 한 줄 이 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밤하늘의 별을 본지가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별을 헤아려 본지도 언제 적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그만큼 이제까지 살아온 삶이 삭막했고 건조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밤하늘의 별들을 보지 않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나요.
언제부터 우리가 달빛 어린 밤길을 걷지 않아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었나요.
언제부터 우리가 떠나 온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고도 지낼 수 있게 되었나요.
이해인 수녀님의 ‘별’ 시를 여기에 옮겨 적습니다.
가슴에 별이 되는 시 ★★★
밤길을 걸어오는데 주위가 하도 밝아
하늘을 올려다보니 보름달이 떠있습니다.
둥근 달을 바라보는 마음엔 둥근 기쁨이 뜹니다.
바라보면 와서 안기는 달이여,
고요해서 좋은 달이여,
달님 옆의 별들도 얼마나 정다운지!
은하계 내부의 성운에 있는 분자 구름에서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과정이 책에 소개되었는데,
어쨌든 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뜁니다.
나의 새로운 책 제목에도 별 이름을 넣을 수 있도록
냄새가 나는 글을 써야겠어요.
한 편의 깊고 아름다운 시는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믿습니다.
시인은 사라져도 시는 남아서
우리의 가슴속에 별이 되어 뜨는 것을.
★★★
요즘 나라 안이 지겁도록 시끄럽습니다.
양심의 소리는 종북몰이에 찍혀 나가고, 정치는 아첨배들이 농단하고 있습니다.
정의와 공정은 서슬퍼런 권력의 몽둥이에 두둘겨 맞아 만신창이가 됩니다.
그러나 어느 분이 말했듯이 '진실의 걸음은 느리지만 반드시 찾아 온다' 는
말처럼 정의와 양심은 반드시 불의를 꺾고 우리 사회를 밝게 할 것입니다.
오늘 참으로 착잡한 마음으로 숲속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숲속 작은 도서관에서 시 한 편을 읽고
행복 하나를 얻어 호주머니에 넣고 나옵니다.
그대로 한번 숲속 독서실에 들어가서
아무 책이라도 읽어 보시지 않겠어요.
작은 행복이 당신을 맞이할 겁니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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