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15
밭이랑, 밭고랑~
오늘 드디어 금년 텃밭 농사를 시작하려 한다.
우선 3월의 첫 파종으로 감자 밭을 일 꾼다.
삽을 흙속으로 힘껏 찔러 넣는다.
겨우내 얼어있던 흙이 봄기운에 녹아 푸석푸석 하다.
흙이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먼저 흙 위에 퇴비를 깔고 삽으로 흙을 뒤집어엎는다.
땅속의 흙이 밖으로 나오면서 콥콥한 냄새를 토해낸다.
손으로 흙을 만져 본다.
흙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코로 흙냄새를 맡아 본다.
진한 흙냄새가 후각을 통하여 가슴 깊이 빨려 들어온다.
장장(?) 6시간 중노동이다.
다섯 이랑과 다섯 고랑을 완성했다.
허리가 아프고 어께가 뻐근하다.
기력이 작년만 못하고 점점 쇠약해 저 옴을 실감한다.
백여 평 텃밭 이는데 이렇게 힘든데 진짜 농부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들의 고충을 이제야 이해가 된다.
수원, 대구 사는 여동생들이 내게 말한다.
“오빠, 나이 들어 힘들게 왜 농사일을 하세요.”
“시장에서 사다 먹는 게 훨씬 싸게 먹히는데…….”
옮은 말이다.
시간과 투입된 노동력과 농자재 비를 따진다면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먹는 편이 훨씬 이득이다.
그러나 내게 있어서의 농사일은 노동이 아니고
또한 돈벌이가 아니다. 삶의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비록 텃밭 농사지만 수확하여
모조리 남에게 준다 해도
아까울 것 하나도 없다.
친척과 이웃과의 나눔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모래 장날에는 씨감자를 사올 것이다.
>未知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