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19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아래▶클릭하고..
한 그루 동백을 심으며~
무위사를 떠났다.
그리고 폐사지 월남사지를 나오는데 내 발목을 잡아끄는 것이 있다.
바로 무수히 목체 떨어져 낙화된 동백꽃들이다.
수령이 수백 년이나 됨직한 동백나무들이 일제히 각혈 하듯 붉은 피를 토하고 있었다.
겨우내 눈 속에서도 눈부신 꽃을 피우더니 막상 꽃피는 계절 봄이 되자 미련 없이
목체 떨어져 낙화하고 있는 동백꽃들....
그 처연한 꽃들의 주검을 보니 코끝이 찡해 온다.
죽음은 다 슬픈 거야...
나는 그 동백나무 아래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뚝뚝 떨어져 죽은
진홍빛 꽃송이들을 주워 담으며 홀로 독백을 해 본다.
꽃들은 피었다가 왜 시들어 죽는가?”
동백꽃은 왜 시들지도 않고 어느 날 목체 뚝 떨어져 죽는가?
나도 이렇게 한 순간 뚝뚝 떨어져 죽을 수는 없을까?
<2010년 무위사, 월남사지 답사기 중>
오늘 읍내 장터에서 동백나무 2그루를 샀다.
그리고 울타리에 심을 덩굴장미 16그루도 함께 샀다.
동백나무는 원예 종(겹동백)으로 꽃망울이 다닥다닥 달려있었다.
나는 원래 자생목 홑동백나무를 좋아한다.
원예 종은 화려하지만 동백아가씨처럼 겸손하고 수줍음이 없어 싫다.
그런데 장터 어디에도 홑동백이 없어 할 수 없이 원예 종을 샀다.
붉은 동백꽃은 눈 속에 피는 설중화(雪中花)가 으뜸이다.
눈 속에 핀 동백꽃을 보면 아름답다는 느낌에 앞서 고통이 먼저 생각난다.
그 혹독한 추위에 꽃을 피우기 위하여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고...
그래서 동백꽃은 붉은 색이다.
붉은 색도 아주 진한 핏빛색이다.
붉은 색이 사랑의 결정체라 한다면 겨울에 피는 동백꽃은
고통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사랑은 영원하다.
동백도 늘(영원히) 푸르다.
사랑에 이런 말이 있다.
“진정한 사랑은 처절한 고통 속에서 피어난다.“
진정 동백꽃이 바로 그런 꽃이다.
죽음조차도 장렬하다.
모든 꽃들은 시들어 죽어 그 주검이 볼품이 없지만....
동백꽃은 결코 시듦이 없이 목체 떨어져 장렬하게 죽는다.
사랑의 종말이 장렬하듯이....
동백나무는 3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첫 번째는 나무에서 피고,
두 번째는 떨어져 땅에서 피고,
세 번째는 내 자신 마음속에서 핀다.
오늘 동백나무를 심으면서 생각해 본다.
나도 동백꽃처럼 사랑하다 목체 떨어져
장렬하게 죽을 순 없을까.
하고....
♠동백나무의 꽃말은 ‘신중, 침착, 겸손’이다.
또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 한다" 는 꽃말도 가지고 있다.
■동백꽃 피는 시기와 이름들...
동백나무는 겨울에만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10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다음해 3월에 절정에 이르며 4월까지 꽃을 피운다.
그래서 꽃 피는 시기에 따라 봄에 핀 것을 춘백(春栢)이라 부르고,
가을에 핀 것을 추백(秋栢), 겨울꽃을 동백(冬栢)이라 부르는데 이를
통칭해서 보통 동백꽃이라 부른다.
>未知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