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18
♪봄비 내리는 날의 상념~
산촌마을에 오랜만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첫 봄비입니다.
바람 한 점 없는 하늘, 부슬부술~ 봄비 소리가
사색의 나래를 타고 내려옵니다.
아직은 나목(裸木)인 숲들이 비를 흠뻑 맞고 있습니다.
이 비를 맞고 나면 숲들은 봄의 향연을 펼치겠지요.
어제 일군 텃밭도 봄비에 흠뻑 젖어 있고,
우리 집 다육이 들도 모처럼 단비를 맞고 있습니다.
울타리 밑 덩굴장미도 비를 흠씬 맞고 있습니다.
앞산, 뒷산도 오랜만에 비에 젖어 여기 저기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겨울의 잔상들을 지우고 있습니다.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금년 하절기에는 예년에 비하여 강수량이
부족해져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겨울에는 눈도 별로 안 내렸습니다.
강원도 지방에는 진작부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급기야 주민들의 식수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구상의 이런 기상이변들이 왜 자꾸 일어나는 것일까요.
아마도 인간들의 무분별한 자연환경 훼손의 결과일거라 여겨집니다.
봄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봅니다.
창문에 빗방울이 알알이 달라붙어 주르르~
아래로 떨어집니다.
어느새 나 자신도 한 방울의 빗물이 되어있습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인적이 드문 깊은 산촌에서
방황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새 한 마리가 날아와 마당에 앉았습니다.
주둥이는 뾰쪽하고 깃털이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새입니다.
아마도 곤줄박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카메라(폰)로 찍으려 하니 휭~ 하고 날아가 버립니다.
왜 허락도 없이 제 모습을 찍느냐 하면서 말입니다.
잠시 생각해 봅니다.
새의 존재는 무엇이며, 또한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철학은 바로 이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나 철학이 상실된 이 시대.....
사람들도 곤줄박이도 철학이 없는
무풍지대에서 살고 있는 듯 합니다.
봄비 내리는 날의 상념입니다.
배따라기의 "그대 봄비 무척 좋아하나요"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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