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17
암자에 염불소리 들리고~
5월 25일, 석가탄신 ‘부처님 오신 날’이 이제 며칠이 남지 않았다.
산촌, 우리 집 뒤 켠 작은 암자에도 붉은 연등이 마당 가득 내 걸리고
하루 종일 염불소리가 끈이질 않는다.
요즘 그 암자로부터 들려오는 염불소리를 들으며
잠시 산촌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높낮이가 거의 없고 굵은 톤의 염불소리야 말로 인간이 듣는
인위적 소리 중 가장 평온한 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의 목소리와 목탁 소리가 하모니 된 염불소리는 산사(山寺)의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와 어울려 가장 자연에 가까운 소리이다.
염불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마음은 곧 듣는 사람의 영혼이다.
염불은 스님을 매개체로 한 부처가 내는 노래이다.
그런 염불 소리는 우리 마음 속 깊은 내면에 숨어 있는
영혼에게로 전달되어 비로소 나라는 부처를 잠에서 깨운다.
나는 아직 마음이 닫혀 불자가 되지 못했다.
그렇지만 염불소리는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내 영혼을 깨우쳐 주는 명상음악의 한 장르가 됐다.
특히 범종 소리와 함께 들리는 사찰의 새벽 예불소리는 목탁만이 유일한
악기가 되어 여명의 새벽하늘에 울려 퍼지는 장중한 합창곡으로 들린다.
오늘도 암자의 염불소리가 너무도 낭랑하게 들려온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경 읽는 내용이 한 결 같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이다,
그렇다 ‘관세음보살‘하나만 계속 염원해도 소원이 이루어지고
근심, 걱정이 바람처럼 사라진다고 했던가....
나도 따라서 해 본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다.
근심, 걱정이 없어지지 않아도 좋다.
내 마음이 평온해 지고
내 영혼이 잠시라도 깨어 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오늘은 암자에 들려 나도
연등하나 달아야겠다.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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