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思惟의 방

부도 앞에서~

migiroo 2017. 9. 17. 12:12

>2017.9.16

 

부도 앞에서~

 

후미진 숲속 고승들이 잠들어 있는 부도(승탑)...

희끗 희끗한 석화와 짙푸른 이끼가 겹겹이 끼어 있다.

흘러간 세월의 흔적, 오랜 시간의 깊이들이다.

 


 

 

나는 가끔가다 부도를 찾는다.

부도를 바라보며 고독이 무엇인가를 묻고

살아온 나의 지난 시간들을 더듬곤 한다.

모든 시간은 과거로 흘러간다.

현재의 시간은 한 찰나에 과거라는

우주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내 존재, 내 인생 또한 시간이라는

한 조각 파편이 되어 사라질 것이다.

내가 부도 안의 스님께 묻는다.

  




스님, 그 안이 그렇게도 좋습니까?

도대체 거기에 틀어박혀 뭐 하시나요.

문 좀 열어 주세요.

나도 그 안에 들어가 보렵니다.

듣는지 마는지.....

부도 속의 스님들은 말이 없다.

 

그리고 결코 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부도 안은 우주보다도 더 넓은 세계가 존재할 것이다.

 

부도 밭을 나오니 해가 서산(가지산)을 넘어 간다.

무명(無明)의 시간......

이제 무명의 시간대로 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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