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8.
임 그리워 달밤에 고개 내민 달맞이꽃~
산촌, 우리 집 주변엔 지금 달맞이꽃이 한창이다. 그냥 흔한 잡초 인줄 알았었는데 꽃이 피고 나서야 그게 달맞이꽃이라는 것을 알았다. 달밤에 활짝 피지만 이른 아침과 저녁녘에도 피어있다.
꽃보다 이름이 더 예쁜 달맞이꽃...... 어린 시절 즐겨 불렀던 동요가 생각난다.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가자 앵두 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 가자. ........... .......
가사 1절은 알겠는데 2,3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늙은 나이에 아직도 그 때 그 동요 잊지 않고 한 구절 부를 수 있으니 동심은 늙었어도 살아 있다.
달맞이꽃은 왜 밤에 피는 것일까?
달맞이꽃은 비교적 언약하여 다른 꽃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하여 저녁이나 밤에 꽃을 피운단다. 그러나 밤에는 벌이나 나비 같은 것이 없어 꽃가루를 옮길 방법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밤에 활동하는 삭각시나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꽃가루를 옮긴단다. 꽃은 해가 있는 낮에만 핀다는 통념을 깬 달맞이꽃만의 독특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달맞이꽃 중에도 낮 에 피는 꽃도 있다. 황금낮달맞이, 분홍낮달맞이, 애기낮달맞이 꽃이 바로 그들이다.
달맞이꽃의 다른 이름들...
밤에는 꽃이 피고 낮엔 꽃이 진다하여 야화(夜花)이고 야래향(夜來香)이다. 임이 그리워 달을 바라보며 피는 꽃이라 해서 월견초(月見草)이다. 해방될 무렵 남아메리카 칠레에서 들어왔다 해서 해방초(解放草)이다. 달맞이꽃은 그리움과 기다림, 애절함의 상징이란다. 누구를 그렇게 고개를 내밀고 기다리는 것일까? 무엇이 그리 애절하게 그리워 해를 마다하고 달밤에 피는 가.
그래서 노란 달맞이꽃잎을 따서 그늘에 말려 꽃차를 만들어 여름 달밤에 마당에 앉아 달을 바라보며 꽃차를 마신다. 가슴엔 떠나간 그대를 그리다 지쳐 눈시울을 적시기도 한다.
꽃은 다 아름답다. 달맞이꽃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달빛아래 노랗게 피어있는 그 고고한 자태.... 오직 달맞이꽃만의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다. 장미가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달빛에 아련히 피어있는 달맞이꽃만 하랴....
아름다운 꽃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그러나 꽃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위함이 아니다. 바로 번식을 위한 수단이다. 달콤한 꿀과 미(美)로 나비, 벌 등을 유혹한다. 그리고 다른 꽃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기 위하여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이다.
달맞이꽃은 자신의 온 몸을 아낌없이 인간들에게 내주는 식물이다. 그래서 약재로서 효능이 아주 다양하다. 어린 달맞이꽃은 나물로, 꽃잎은 차로, 뿌리는 약제 쓰인다. 피부염, 종기, 기침, 통증에 달맞이꽃을 달여 먹는다. 인후염, 기관지염에는 뿌리를 잘 말려 끓여 먹는다. 여성들의 생리불순과 생리통에도 아주 좋다. 비만 해소에도 좋고, 아토피성 질환을 완화해 준다. 피를 맑게 하며 관절염을 예방한다. 씨앗 기름은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
시골 들판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잡초 같은 꽃들.... 모두가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 한여름 밤 달빛아래 노랗게 핀 달맞이꽃....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평상에 앉아 달맞이꽃이 되어 달을 바라보자.
*동요 달맞이 노래 윤석중 가사, 홍난파 작곡
>미지로 떠나는 여행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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