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산촌 편지~

광풍이 붑니다.

migiroo 2016. 4. 17. 07:27

>2016.4.17.

산촌 편지(23)


광풍狂風이 붑니다.

 

새벽 5시 여명의 시간, 간밤에 비는 그쳤지만
사나운 바람소리에 놀라 잠이 깼습니다.
산촌은 그야말로 광풍입니다.
바람이 미쳤나 봅니다.
바람도 그냥 바람이 아닙니다.
적막처럼 조용했다가 한 순간에 불어 재낍니다.
정작 미친바람은 보이지 않는데.....
숲들만 울어대며 신들린 듯 춤을 추고 있습니다.

 

 

 

 


총총한 별들이 있어야할 새벽하늘에는
시커먼 먹구름이 여명을 가리고 있습니다.


마당과 집 밖 여기저기에 있던 물건들이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그야말로 난장판 입니다.
힘들여 씌워 놓았던 텃밭의 비닐멀칭도 벗겨져
허수아비 풍선처럼 춤을 추고 있습니다.


오늘 같이 강풍이 부는 날 당신이 계신 도심은 어떠합니까?
아마도 산촌보다도 더 난리가 나 있겠지요.
상가의 허술한 간판들과 방치된 적치물들이 날아가고,
길거리 요란한 현수막들도 끈이 끓여 춤을 추고 있겠지요.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만은 없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러나 만약 자연에 바람이 없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할까요.
아마도 인간은 물론, 모든 생태계가 살아 갈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강풍은 지상의 모든 허약한 것들과 지저분한 것들을
말끔히 청소해 주는 자연의 미화원 입니다.


가능하다면 부패한 위정자들과 권력자들....
이웃과의 나눔을 외면하고 사리사욕만 탐하는 인간들....
정의와 평화, 자유와 평등, 공정과 공평을 저해하는
모든 사회악들도 바람이 청소해 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도 그치고....
바람이 잦아들면 세상은 더 맑아질 것입니다.
해가 나면 농부는 텃밭에 나가 비닐 멀칭을
다시 해야 될 것 같고요.


>바람 부는 날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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