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산촌 편지~

새벽 빗소리~

migiroo 2017. 9. 11. 23:01

>2017.9.11

새벽 빗소리~

  




이른 새벽 잠결에 빗소리에 놀라 잠을 깹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새벽 빗소리입니다,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 빗소리, 벌레소리....

이 같은 소리는 자연이 호흡하는 소리입니다,

오늘 아침 산촌은 비와 함께 하루를 엽니다.

 

여름을 떠나보내고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비....

그러나 산촌의 가을은 오래 머물지 못할 것입니다.

이 비 그치면 기온이 뚝~

가을이 낭만을 느끼기도 전에 곧장 겨울이 시작 될 것이기 땨문입니다.

산촌의 추위는 가을부터 시작됩니다.

앞으로 닥쳐 올 진짜 겨울 추위에 겁부터 납니다.

()과 나무(木)와의 싸움을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들과의 싸움이 아니라 친해 지기 입니다.

날마다 방에 불을 지피고, 산에 올라 나무를 해 와야 합니다.

나무하는 일이 힘들면 비싼 돈 주고 나무를 사와야 합니다.

뒷마당에 그득히 쌓아놓은 장작더미가 곧 행복입니다.

땔 나무를 많이 쌓아 놓으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나무(장작)가 부족하면 먹어도 배가 고픕니다.

 

겨울이 되기도 전에 추위 걱정부터 하는 산촌 생활,

정말 고통입니다. 결코 엄살이 아닙니다.

산촌 생활 4년차를 보낸 체험적 평가입니다.

 

비는 아침을 넘기고 하루 종일 오락가락입니다.

텃밭의 가을 김장 채소들이 싱글벙글 입이 벌어졌습니다.

햇빛에 말리려고 따온 빨간 고추가 걱정입니다.

할 수 없이 방바닥에 깔아 배를 가르고 선풍기로 일차 말립니다.

이 비 그쳐 해가 나 건조시키면 태양초가 될 것입니다.

그래도 비가 오니 좋습니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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