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7.3
결실의 기쁨~
지난 5월, 장날 오이 모종을 사다가 텃밭에 심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자란 후 지지대를 새우고 잘 뻗어 나가도록 유인 줄을 매줬습니다.
남들은 비료와 농약을 쳐야 병충해를 입지 않고 잘 자라고
오이도 많이 열린다고 했으나 나는 비료와 농약을 주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텃밭에 나가 오이를 바라보며
잘 크도록 애정을 듬뿍 주었습니다.
오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쑥쑥 자랐습니다.
오이를 심고 두 달이 지났습니다.
보답을 하려는 듯 오이가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하고
드디어 오늘 일차로 광주리 가득 오이를 수확했습니다.
오늘 수확한 농작물은 오이뿐만이 아닙니다.
고추도 양파도 가지도 수확했습니다.
머지않아 감자도 고구마도 풍성한 결실을 맺을 겁니다.
자연은 이처럼 늘 진실합니다.
자연은 늘 이타적입니다.
그리고 자연은 애정을 쏟는 대로 응답을 해 줍니다.
이 어설픈 농부(?)에게도 풍성한 결실을 아낌없이 주는
자연의 섭리에 무한한 경외심과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이, 고추, 양파를 신문지에 싸서 상자에 담아
서울 처제네 집으로 택배로 보냈습니다.
돈으로 치면 만 원 정도 밖에 안 되는 것들이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마음까지 가득 담아 보냈습니다.
수확한 텃밭의 농작물은 내가 먹는 즐거움 보다
도심의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마당 한 켠에 심지도 않은
가을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습니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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