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산촌의 아침

목공 삼매~

migiroo 2016. 3. 9. 00:35

>2016.3.6


목공 삼매~






어설프다.
삐뚤빼뚤하다.
투박하다.
거칠다.

그러나......


목재의 부드러운 질감이 좋다.
튼튼하다.
정성이 배여 있다.
목공 삼매에 빠져 있는 동안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인지 모른다.
용도가 다된 폐목들이
나의 손에 의해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너무 좋다.






도심 여기저기에 버려진 폐 목제를 주워온다.
대부분 아궁이 땔감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쓸 만한 것들을 골라 재활용하기도 한다.


선반, 테이블, 의자 등과 같은 간단한 가구도 짜고,
집수리할 곳에 요긴하게 재활용하기도 한다.





톱으로 자르고 못을 치고 페이퍼로 문질러 만든 자작 가구들.....
어설프기 짝이 없는 작품(?) 이지만....
만들 때만큼은 삼매에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산촌생활의 일상 중 가장 힘든 것은 할 일이 없을 때이다.
집 이곳저곳을 손보거나 텃밭 일 아니면 딱히 할 일이 없다.
특히 농사일이 별로 없는 겨울철에 그렇다.
물론 책을 보거나 글쓰기, 그림 같은 지적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노동으로 할 수 있는 일감이 있어야 몸을 건강히 유지할 수 있고,
정신적으로 외로운 산촌생활을 무난히 해 나갈 수 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이것저것 집안에 필요한 가구를 만든다.





내일은 부엌 싱크대 선반을 만들어 볼까 생각한다.
아직은 여러 가지 목공용 전동 공구를 준비하지 못했다.
손톱, 전동드릴, 그라인더 정도가 있는 편이지만
산촌에 살려니 농기구나 전동공구가 꽤 많이 필요하다.
에초기, 엔진톱 같은 것은 수십만 원이 소요되고,
전동 드릴, 절단기, 그라인더 등도 모두 고가품이다.
하나씩 장만 하겠지만......
텃밭 일구는 일이나, 목공일에 생각지도 못한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도심 생활의 유흥비를 생각하면
농기구나 공구 사는 돈은 별로 아깝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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